[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그룹 자구안의 '화룡점정'이 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약속한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 달성을 위해서는 인프라코어 매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두산은 걸림돌로 남아있는 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소송전과 관련해 해결 의지를 보이며 매각 가능성을 높였다.
21일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오는 22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코어의 지분 36.27%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은 1조7000억원으로, 지분가치는 대략 6000억원 정도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하면 매각가는 8000억원에서 최고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두산타워의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조4000억 마련..인프라코어·두산타워 팔면 3조 달성
박정원 회장은 지난 6월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자본 확충 계획을 밝혔다. 두산그룹이 지금까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총 3조6000억원이다.
박 회장이 약속한 자구안 이행은 지금까지 순항 중이다. 두산그룹이 사업부와 유휴 자산 매각에 집중한 결과 현재 매매계약이 체결된 건만 ▲두산솔루스 6986억원 ▲㈜두산 모트롤사업부 4530억원 ▲클럽모우CC 1850억원 ▲네오플럭스 730억원 총 1조4000억원이다. 두산그룹은 이 자금을 1조3000억원으로 예정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하고 나머지 금액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8000억원 수준의 동대문 두산타워 매각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2000억~3000억원 수준을 희망하던 두산건설 매각 협상은 최근 결렬됐다. 8000억~1조원 규모의 인프라코어 매각을 성사시켜야 할 이유다.
◆DICC 소송 배상금도 두산이 부담..매각 가능성 높여
두산의 인프라코어 매각 의지는 분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법인(DICC) 소송전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인프라코어 매각 변수는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벌이고 있는 7500억원 규모의 소송전이다. 두산은 지난 2011년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DICC 지분 20%를 사모펀드 등에 팔았다. 하지만 기업공개가 진행되지 않자 투자자들은 DICC를 제3자에게 매각하려 했고, 두산이 이를 반대해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1심은 두산이, 2심의 투자자들이 승소했다.
두산이 최종 패소할 경우 배상금은 최대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어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이에 두산 측 법률 대리인은 지난 7월 "소송으로 두산그룹의 자구안 추진이 어렵다"며 조속한 판결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여기에 최근 소송 결과에 따라 배상금을 아예 두산이 떠안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각 인수 후보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대형 사모펀드(PEF)가 거론되고 있다. 건설기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과 한화그룹도 거론된 바 있으나 공식적으로 인수가능성을 모두 부인한 상태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인프라코어가 중동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50톤급 대형 굴착기 모델 DX520LCA (제공=두산인프라코어) 2020.09.04 syu@newspim.com2020.09.21 syu@newspim.com |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프라코어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두산밥캣은 투자회사에 넘겨 두산이 계속 운영하고, 인프라코어만 사업회사로 넘겨 매각하는 안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인프라코어 매각에 성공하면 연내 3조원을 마련해 그룹 조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며 "친환경 에너지 기업이라는 그룹 재편 방향에 따라 향후 두산밥캣도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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