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특급 호텔들이 '방값 할인'으로 공실 줄이기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가 위축되며 9월 대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호텔 업계에 다시 찾아온 악재다.
호텔신라는 시내 면세점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을 회복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프로모션으로 공실 줄이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최근 호텔 사업 비중을 확장하며 손실을 크게 본 다른 호텔 체인과 달리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호텔신라의 최근 3개월 주가 변동 추이. 2020.09.22 [사진=호텔신라 제공] |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0% 가까이 올랐다. 22일 종가는 코스피 하락장세로 전 거래일 대비 2.58% 빠진 7만5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코로나19 여파로 6만 원대까지 주저앉은 주가는 현재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호텔신라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3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668억 원)에 이어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국내외 여행 호조로 수익률이 고공행진 하던 호텔신라가 낸 사상 첫 분기 적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면세와 호텔산업이 모두 위기에 처하면서다. 여행 수요는 물론 대면 비즈니스 산업이 올스톱되며 예상되던 실적 부진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올 3분기에도 적자는 면치 못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 평균치)는 매출액 7682억94만 원, 영업손실 369억94만 원이다.
다만 면세 사업에서 유의미한 회복세가 나타나며 호텔신라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상향 이동하는 추세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매출액 9499억 원, 영업손실 51억 원으로 추정한다"며 "공격적인 호텔 진출 사업이 부재하고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 면세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용이하다"고 판단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 외경. [사진=호텔신라] 2020.04.02 hj0308@newspim.com |
증권가에서는 중국 도매상을 중심으로 시내 면세점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호텔신라의 시내 면세점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해 80% 이상 회복했다는 긍정 평가도 나온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나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컸을 당시 감소폭이 5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시내 면세점 매출은 6874억 원, 영업이익은 34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매출이 지난 분기 대비 75% 성장할 전망인데 보따리상 매출이 증가하고, 제 3자 반송 매출도 부진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호텔신라의 매출에서 면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 가량이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돼 일반 여행객 수요만 회복한다면 다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돌아갈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미 코로나19로 1·2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만큼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5개의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9만4000원~10만5000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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