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증권가에는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를 사라'는 격언이 있으나 올해에는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성장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반면 전통산업으로 구성된 고배당 종목은 코로나19 이후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배당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KODEX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와 ARIRANG 고배당주 ETF의 수익률은 코로나19 이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에프엔가이드(FnGuide) 고배당투자형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KODEX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초 8200원대까지 올랐으나 지난 3월 5000원대까지 급락한 후 다시 8000원대를 되찾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주당 7450원에 거래됐다.
에프앤가이드 배당주 지수를 추종하는 ARIRANG 고배당주 ETF는 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 1만1000원대에 거래되던 이 ETF는 지난 3월 6200원대까지 급락한 후 현재 8000원대에 거래중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8975원에 거래됐다.
과거 급락장세에서는 주가가 하락해도 배당 수익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배당주는 낙폭이 제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는 배당주의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들 중 고배당주에 속하는 기업들이 대체로 금융업, 산업재, 소재, 에너지 등 전통산업 위주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실물 경제로 직접 전해지며 경기 민감 업종의 실적 전망이 가파르게 둔화된 것.
또한 일부 배당기업들이 배당금을 줄이거나 지급하지 않는 등 배당 불확실석이 높아진 것도 배당주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켰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배당금은 전년대비 23.6% 감소했다.
다만 최근 저금리 기조와 고배당 업종의 회복세로 투자자들의 배당 수익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코로나 국면 이후 더욱 심화됐고, 주식 배당수익률과 시중 금리 차이는 역대 최고치"라며 "주요 고배당 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점차 반등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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