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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탈석탄' 선언...KB금융, 150조 금고판도 흔든다

기사등록 : 2020-10-0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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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99%, 기후위기 국제콘퍼런스에서 탈석탄
KB금융, 업계 최초 석탄화력 PF·채권 인수 중단
탈석탄 지자체 금고 규모 99%…금고 1위는 농협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최근 충청남도,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금융권에서도 KB금융지주가 탈(脫)석탄을 선언했다. NH농협은행이 주도해온 지자체 금고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25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열고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 전 계열사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채권 인수에 대한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하는 게 골자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이에 따라 향후 지자체 금고시장에 KB금융의 탈석탄 선언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작년 충청남도가 지자체 최초로 금고 선정과정에서 '탈석탄 여부'를 평가했고, 올해는 충남이 개최한 '2020 탈석탄 기후위기 대응 국제콘퍼런스'에서 경기·세종 등 50여개 지자체, 교육청이 탈석탄을 선언했다. 특히 탈석탄을 선언한 이들 지자체의 금고 규모는 총 148조원으로 전체 규모인 150조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탈석탄 금고를 선언한 지자체는 향후 금고 선정과정에서 탈석탄 관련 항목을 배점에 넣게 된다. 지난해 충남의 경우, 탈석탄 선언 및 석탄금융 투자 여부(1점)를 새로운 평가항목으로 추가했다. 이후 NH농협은행(95.51점), KB국민은행(93.78점)이 하나은행(92.3점)을 제치고 제1, 2금고지기로 각각 선정됐다. 다만 당시에는 탈석탄 선언을 한 은행이 없어 해당 항목에서 당락이 결정되진 않았다.

그러나 KB금융이 탈석탄 선언을 하면서 은행 간 동일하던 조건에 균열이 생겼다. KB국민은행에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자체 금고로 선정되는 데는 생각보다 은행 간 점수 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충남과 달리 다른 지자체에서 탈석탄 배점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시민단체에서는 지자체들에 탈석탄 선언 여부 배점을 3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 지자체 금고시장을 주도하는 은행은 NH농협은행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NH농협은행은 전체 지자체 금고 942개 중 59.4%를 운영하고 있다.(지자체 금고=일반+기금+공기업특별+기타특별) 뒤이어 점유율은 신한은행이 6.5%로 두 번째로 높고, 우리은행 6.2%, 대구은행 5.9% 등에 이어 하나은행 3.4%, KB국민은행 3%, IBK기업은행 0.4% 순이다. 

이종오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1점 가지고 당락이 결정될 정도로 은행 간 금고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탈석탄 금융 선언으로 KB국민은행이 금고시장에서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은행들은 금고를 확장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금고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른 은행들도 탈석탄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KB국민은행이 강력한 둑을 무너뜨리면서 나머지 둑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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