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매 목적으로 출국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강 장관과 이 교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정부 방침을 준수하고 있는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0.09.28 kilroy023@newspim.com |
◆ 오후 일정 비공개 전환한 강 장관..."거듭 송구스럽다"
강 장관은 5일 오전 출근길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의식한 듯, 평소 이용하던 2층 로비 대신 지하 주차장을 통해 사무실로 출근했다.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를 빠져나가면서도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 자리를 떠났다. 이후 강 장관은 최근 서거한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의 표명차 주한 쿠웨이트 대사관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당초 쿠웨이트 대사관은 해당 일정에 대해 외부 인사의 조문 참여를 공개한다고 언론에 알렸으나 갑작스레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 장관 남편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공개 여부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논란의 당사자인 이일병 교수는 이날 새벽 자신의 블로그를 비공개 전환했다.
이 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입 및 여행을 목적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출국 당시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양보해야 하나"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교수의 출국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강 장관은 지난 4일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일정을 마치고 청사로 복귀하던 중 "계속 송구스럽다는 말씀 거듭 드린다"며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외교부] |
◆ "여행 자제하라더니...장관 남편 여행 부적절" 지적 잇따라
강 장관의 거듭된 사과에도 외교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해외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관의 배우자가 여행을 떠난 것은 부적절하다는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주무 부처인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 구매와 여행 목적으로 버젓이 미국으로 출국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의 배우자는 공직자가 아니지만, 국민 모두가 애써 지키는 정부 지침을 보란 듯 '나는 괜찮다'며 예외규정을 둔다면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이날 "연휴 중 드러난 강 장관 남편의 요트 여행 출국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라면서 "이는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 오신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같은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 방역을 둘러싼 문재인 정권의 차별적 대응은 한마디로 블랙코미디"라면서 "묵묵히 국민 건강을 걱정하며 정부시책에 협력해온 국민들을 개돼지 취급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즉각 국민들께 사과하고 강경화 장관을 본보기로 경질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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