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은빈 기자 = 정부가 현행 낙태죄를 유지하고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및 질병청 국정감사 질의에서 "기존 법도 낙태를 하는 현실과 법이 맞지 않아서 사문화됐었다"며 "이번에 정부가 마련하는 법도 낙태 찬성하는 여성계와 반대하는 종교계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합의한 개정안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낙태죄 완전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28 dlsgur9757@newspim.com |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낙태죄는 유지하되, 임신 14주까지는 임신중단을 허용하고 임신 중기에 해당하는 24주까지는 성범죄 등 특정 사유가 있는 경우 허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먹는 낙태약으로 알려진 '미프진'도 합법화한다.
이용호 의원은 이같은 개정안에 대해 "임신 14주까지는 낙태를 허용하고 15주에는 처벌하는 것이냐"며 "(개정안) 역시 사문화될 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고 결과적으로 낙태약만 판매를 합법화하는 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실효성 있는 법을 책임있게 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모자보건법은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합리적으로 임산부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법"이라며 "어떤 절차로 임신중절을 할지 등을 담고 있기 때문에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사문화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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