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김현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내년 4월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처럼 전혀 새로운 인물이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현재 서울·부산시장 공천 여부에 대해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신중한 입장이다. 성추행 혐의로 낙마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자당 소속의 자치단체장이 원인이 돼 보궐선거가 생긴 상황이어서 공천 여부를 조속히 결정할 경우 비판 여론이 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이형석 사진기자> |
◆ "1500만 유권자 참여하는 재보선, 서울·부산시장 공천해야"
민주당 내 공천 목소리 커진다, 당헌 개정 요구도 이어져
당내에서는 약 1500만 명의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불참하는 것은 당의 존립근거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불을 지핀 인물은 이해찬 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당이 선거에 후보를 안 낸다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며 "어떤 후보를 내느냐,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후보를 내느냐가 중요하지, 내느니 마느니 논란은 정당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불을 댕긴 바 있다.
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견을 전제로 "11월 초순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며 "후보를 내고 국민께 평가받는 것이 맞다. 공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서울의 미래, 부산의 비전을 책임지는 것이 공당이 해야 될 더 책임지는 자세"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leehs@newspim.com |
공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수면위로 떠오른 가운데 후보 공천 걸림돌이 될 당헌 96조 2항도 개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도 개정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다.
서울시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정감사가 끝나고 11월에 전당원 투표를 결정하면 당원들의 결정에 따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고, 이번 경우에 한해 당원들의 판단을 구해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전당원 투표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창당을 비판하던 중 이뤄졌다. 전당원 투표가 가능한 플랫폼이 있고 또 투표를 통해 당 입장을 바꿔 본 바 있는 만큼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7.13 jhlee@newspim.com |
◆ 서울시장, 與 명분 부족·野 인물난 속 불확실성 증가
與 박영선·우상호·박주민·박용진, 野 안철수·조은희·윤희숙·나경원 거론
민주당 내에서는 내년 4월 재보선의 핵심인 서울시장 후보로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로는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과 우상호·박주민 의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 소신파인 박용진 의원 역시 새로움과 진보적 색채로 흥행이 가능하다는 하마평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은 불확실성이 크다"며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초반 레이스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던 것은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의원과 맹형규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었지만, 우리 당에서 전혀 이야기도 없던 강금실 전 장관을 공천했던 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왼쪽부터)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2020.07.13 jhlee@newspim.com |
이 관계자는 "우리 당이 강금실 전 장관을 공천하니 한나라당에서는 역시 유력하게 거론되던 후보들을 주저앉히고 오세훈 전 의원을 공천해 승리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조은희 서초구청장,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부산시장 후보로는 민주당에는 김영춘 현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야권 부산시장 후보군으로는 이진복 전 의원, 유재중 전 의원, 이언주 전 의원, 박민식 전 의원 등과 서병수 의원, 장제원 의원 등 현직 의원, 박형준 동아대 교수까지 거론된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외부 영입인사가 민주당 후보로 공천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하는 등 전혀 관계없는 정치권 외부 인사가 여야 후보로 공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야당의 인물난, 여당의 명분 부족이 여전해 깜짝 인사가 등장할 수 있는 확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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