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은빈 기자 = 보건복지부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을 것을 대비해 상담인력이 부족한 '자살예방상담전화'에 무자격자를 강제로 파견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파견 인원은 "인생을 망친다"는 협박성 발언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진행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의혹에 대해 "어이가 없다"면서도 "실태를 파악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한 답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중앙심리부검센터 근무자 중 12명을 '1393 자살예방상담전화'에 단기 파견했다. 코로나 블루(우울) 문제가 불거지면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8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 대한 화상 국정감사가 실시되고 있다. 2020.10.08 kilroy023@newspim.com |
김성주 의원은 이에 대해 "여러 국회의원들이 자살예방 상담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자 복지부가 재빨리 대응 한 것"이라며 "당사자들이 파견에 의문을 갖고 묻자 국정감사 때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부 지시가 내려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제보자들이 파견을 거부하자 센터 간부는 "겁나지 않아요? 내 인생 망가진다는데?"라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더욱 기가 막힌 건 이들이 사흘 교육을 받고 임시 파견되는데 담당 공무원이 '힘드시면 전화 안받으셔도 된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라며 "지금 국회를 속이자는 건가"라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여러 의원들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자고 말하는데 이렇게 꼼수를 부리는 게 복지부의 태도인가"라며 "제보한 직원들이 불안할 텐데 어떤 불이익도 없어야 할 것"이라며 박 장관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박능후 장관은 이에 "어이가 없고 이해가 잘 안 된다"며 "기억으로는 1~2주 전 자살예방전화 인력이 부족해서 12명을 파견한다는 내용은 보고를 받았지만, 이렇게 강제로 이동시키고 그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이 있었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이어 "제보자들에게는 불이익이 없을 것이며 실태를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면서도 "자살예방이 적은 인력과 적은 인원으로 하고 있어 종사자들이 악전고투하고 있기 때문에 시정할 것은 시정하되 종사자들에게 격려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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