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롯데그룹이 올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앞당길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쇄신 인사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맞아 롯데 식품 계열사들이 줄줄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취임 2년을 맞은 이영호 식품 BU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롯데 식품 BU 상반기 실적추이. 2020.10.12 hj0308@newspim.com |
◆롯데제과·푸드·칠성음료 식품 3사 줄줄이 하락세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롯데 식품계열사를 맡고 있는 롯데 식품BU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매출액 모두 동반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 중심인 음식료 산업이 반사이익을 보며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롯데 식품 계열사의 경우 맥을 못추고 있는 것.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둔 계열사는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음료는 연결기준 매출액 1조1053억원을 영업이익은 355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1.73%, 45.8% 쪼그라들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주류부문에서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주류부문 이익창출력 저하 폭이 과거보다 확대될 수 있다"며 "음료 역시 판매량 약세로 영업수익성은 전년보다 하락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의 경우 매출액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영업이익 하락 폭은 모두 11%를 웃돌았다.
롯데푸드의 상반기 매출액은 849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11.7% 감소한 2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 판관비 등 비용 감축에도 전체 매출이 하락한 탓에 실적 감소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푸드의 올 상반기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각각 7048억원, 1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1.7% 줄어들었다.
롯데제과 역시 매출액은 2.5% 줄었고 영업이익은 11.35% 하락했다. 롯데제과 매출액은 1조811억원,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3월 취임한 이영호 식품BU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들 식품 계열사 성적에 따라 갈림길에 설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BU장은 롯데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식품부문의 인도, 동남아시아 투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 구조조정과 동남아에서 진행한 인수·합병 등을 진행하면서 성과를 남긴 만큼 해외 사업에 대한 의지도 큰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룹 내 해외 사업 재점검을 지시하면서 이 BU장의 역할도 축소될 수 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해석이다.
한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올해도 인사 후폭풍이 클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어 (식품 계열사들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번 인사는 내부에서 하마평도 돌지 않아 더욱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진=롯데그룹] |
◆롯데 인사 시기 빨라지나...임원 자체평가 지난달 이미 완료
앞서 롯데그룹은 이례적으로 지난 8월 지주사 인사를 통한 재정비를 완료했다.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이 물러난 데 대한 후임 인사로 이동우 대표를 선임했다.
이로써 롯데지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 등 3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올해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등을 포함해 줄줄이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신 회장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황각규 전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퇴진은 안팎에서 충격이 컸다.
신 회장은 각 BU체제를 중심으로 경영 효율화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신 회장은 지주 조직 축소를 위해 임직원 수를 줄여왔고 황 전 부회장이 맡던 주요 계열사 자리도 실무 임원에게 맡겼다.
통상 12월 20일 전후에 이뤄졌던 정기 임원인사도 올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 달 전 계열사 임원들의 인사평가를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내달 중순 경 인사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황 부회장의 퇴진에 내부에서도 충격이 큰 상태"라면서 "그룹 내 위기감이 커졌다는데 대해 모두 공감하고 있어 이번 인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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