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의대생의 국가시험(국시) 재응시가 불가능하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단체행동을 시사했다.
한재민 대전협 신임 회장은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의사 국시를 인질삼아 의료계를 자극하는 만행과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향후 인턴수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 다시 단체행동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한재민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신임회장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12 allzero@newspim.com |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국시 응시를 거부했다. 정부는 지난 8월 31일에서 9월 6일로 접수 마감 기한을 연장했지만, 응시율은 14%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시 응시생이 전년보다 2700여 명 줄었고, 5년간 인턴 수급 인원도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국시를 치르고 병원으로 유입되는 인턴이 줄면 전공의의 업무부담이 가중되며, 전공의 수련환경의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전협은 정부가 의대생들의 국시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지 않으면 전공의의 업무 가중을 막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 회장은 "내년 수련병원 의사 숫자는 현 상황이 지속될 시 예년보다 2000여 명이 감소하기 때문에 의료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환자는 의료행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의사는 과도한 의료업무에 복잡성을 띄는 의료행위로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대생 국시 재응시 문제는 의료계와 정부가 한 몸이고 국민과 관계된 문제"라며 "예외적이고 특별한 사유 없이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 회장은 박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한 회장은 "(이는) 수련환경뿐 아니라 앞으로 의료 환경에 파괴적인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며 "인턴 수급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기존 전공의에게 일부 업무를 추가로 맡긴다는 것은 지난달 4일 체결한 의정합의문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4일 정부와 의료계는 집단행동 중단과 의료정책 논의 등을 합의하는 의정합의문에 서명했다.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해 집단 파업이라는 단체행동을 벌인 의료계는 합의문 체결 후 진료현장에 복귀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합의문에 담았음에도 불구, 최근 국감에서의 발언은 그 같은 합의를 어기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회장은 "의료의 속성을 환자와 의사가 아닌, 산업과 재화로 보는 졸속적인 추진 방식"이라며 "정부는 현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를 의료계 내부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합의문에 반하는 정부와 국회의 결정에 대해 범 의료계와 연대해 강경대응하겠다"면서 "그 선봉에 전공의가 다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내년의 인턴수급 문제가 전공의 수련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합의문에 명시된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오는 15일 국시원 국정감사, 22일 종합감사에서 인턴수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 다시 단체행동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