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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스토리] 코나EV 화재 원인 지목된 '배터리 분리막'

기사등록 : 2020-10-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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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막' 흡사 '기름종이' 느낌…양극·음극 분리하고 리튬이온은 '통과'
분리막 제조원가, '양극재' 다음으로 높아…2022년 공급부족 전망 '-35%'
제조방식 따라 건식·습식 구분…전기차 배터리용 2차전지는 '습식' 사용

[편집자주]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현대자동차가 잇달아 화재가 발생한 코나EV 리콜을 결정한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지목하면서 분리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국토부는 배터리 셀 불량 관련 구체적 내용으로 "(배터리 셀)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이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분리막, 양극재·음극재·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분리막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기 위해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원리와 구성 요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배터리 내에서 양극(+)과 음극(-) 물질은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고 전해액은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서 충방전을 가능하도록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절연 소재의 '얇은 막', 쉽게 표현하면 '기름종이'처럼 생긴 분리막은 '안전'과 관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사진=삼성SDI] 2020.10.16 yunyun@newspim.com

먼저 분리막은 매우 미세한 공기구멍을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해 리튬이온이 오갈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하지만 양극과 음극은 서로 만나지 않도록 '분리'(물리적 접촉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양극과 음극이 직접적으로 만나면 쇼트(합선)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배터리의 온도가 적정 수준 이상의 고온이 되면 미세기공도 차단되는 특성을 지녀 내부 합선도 방지하고 높은 기계적 강도를 지니고 있어서 내부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이물질을 막아줍니다.

이번에 국토부에서 화재 원인으로 '분리막이 손상됐다'고 지목한 이유도 이 같은 원리 때문입니다.

◆ 건식 분리막? 습식 분리막?...전기차 배터리는 '습식'

분리막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절연 특성이 뛰어난 고분자 소재로 만듭니다. 이들 소재를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습식 분리막과 건식 분리막으로 나뉘어지는데요.

건식 분리막은 기계적 힘으로 당겨서 기공을 만듭니다. 제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해 단가가 낮지만 기공 크기를 균일하게 만들기 어렵고 박막화(얇게 만드는 것)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에너지밀도를 요구하지 않는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전기 시내버스 등에 주로 사용됩니다.

습식분리막은 PE, PP 분말에 기름을 섞고 고온, 고압으로 반죽해 납작하게 뽑아냅니다. 서서히 굳히면서 그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기름을 뽑아내면 기름이 있던 부분에 리튬이온이 통과할 길목인 기공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단가는 높지만 균일하게 기공의 사이즈를 만들고 박막화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사용이 늘어나는 이윱니다. 분리막 표면에 구멍이 많고 크기가 균일해야 리튬이온이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멍이 별로 없거나 들쭉날쭉하면 이동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사진=SNE리서치] 2020.10.16 yunyun@newspim.com

또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서는 두께가 얇아야 더 많은 양의 활물질을 넣을 수 있고, 그러면서도 분리막의 기계적 강도가 우수해야 쉽게 손상되지 않고 배터리의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건식분리막과 습식분리막 비율은 2019년 약 38:62에서 2025년 28:72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보급의 활성화가 진행되며 습식분리막의 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시장 급성장하지만 높은 진입장벽...2022년부터 공급 부족

나아가 2차전지 분리막 시장 수요 역시 2019년 총 28억 제곱미터(m2)에서 2025년 약 193억 m2로 연평균 3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없어서 못 파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분리막은 이중에서도 수요, 공급이 가장 타이트한 제품으로 꼽힙니다. SNE는 "2022년부터 공급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며 "2022년 공급부족율은 -35%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분리막이 '안정성'에 직결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배터리 셀 업체의 승인 과정에 최대 2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배터리 제조원가 비율을 보더라도 분리막은 양극재 다음으로 높습니다. 그 뒤로 음극재, 전해질 순입니다.

신규 업체들이 시장 진입을 할 경우에도 초기 막대한 설비투자 비용 뿐만 아니라 가동률, 수율 안정화 문제 등으로 초기 대규모 적자 가능성이 높아 진입이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분리막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일본의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 국내 SKIET가 탑티어로 꼽히고 중국 SEM, 시니어 등이 있습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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