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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증권사라 믿었는데"...분노 드러낸 라임 피해자 법정 증언

기사등록 : 2020-10-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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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라임 피해자 아니라 대신증권 피해자...억울하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최근 법정에서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가입 경위 등을 증언하고 있는 피해자들이 2000억원에 달하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피해자들은 법정에서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한편 장 전 센터장 외에도 대신증권 사장 등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장 전 센터장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7차 공판이 시작되기 20분 전, 증인으로 출석할 피해자들은 법정 밖에 모여 있었다. 이들은 "사람들이 자꾸 우리를 라임 피해자라고 하는데, 우리는 대신증권 피해자"라며 대신증권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특히 "왜 김봉현 이야기만 하는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1조6000억원 환매 중단이 발생한 라임 사태가 최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를 둘러싼 정쟁으로 전도된 점을 비판한 것이다.

[로고=대신증권]

이날 법정에 선 한모 씨는 2017년 라임 타이탄 1호 펀드에, 다음해 타이탄 2·6호 펀드에 총 4억3600만원을 투자했다. 펀드 운용사인 라임의 존재는 알지 못했으나 "안전하다"는 대신증권을 믿고 투자했다는 것이다.

한씨는 장 전 센터장이 펀드 관련 설명회에서 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잘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장 전 센터장이 '가장 도덕적인 회사를 추구한다'는 점을 많이 강조해서 믿음이 갔던 것 같다"고 했다.

한씨는 라임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할 쯤 환매를 신청하려 했으나 대신증권의 "문제 없다"는 해명을 믿었고, 결국 뒤늦은 환매 신청은 취소가 됐다. 한씨는 "라임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돌아서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며 "장 전 센터장이 '안전하니까 걱정하시 마시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매할 기회가 있음에도 환매하지 못해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2018년과 2019년 테티스8호 펀드에 총 2억원을 투자했던 최모 씨는 이날 법정에서 "펀드 가입 당시 TRS(총수익스와프)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며 "대신증권 경영진은 가만 두는 게 너무 억울하다. 이 사람들도 구속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성모 씨는 "장 전 센터장이 확정적으로 (수익이) 8% 나오고 플러스 알파까지 나온다고 했다"며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펀드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이 말을 한 번 들은 게 아니라 투자 설명회에서 재차 들었다"며 "방에서도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 펀드를 판매하면서 가입자들에게 수익률·손실 가능성 등 중요 사항을 거짓으로 알리거나 오인시키는 방법으로 2000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명함을 건네며 '이분이 라임을 다 막았다'고 말한 인물이다. 특히 김 전 회장에 대해서는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하는 회장님'이라고 표현했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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