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구윤모 기자 =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엄수됐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마지막으로 자신이 일궈낸 사업장을 둘러보며 파란만장했던 78년의 생을 마감하고 영면에 들어간다.
[서울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지난 2011년 3월 10일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전경련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10.25 007@newspim.com |
이날 오전 7시 30분에 엄수된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이 회장의 동생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결식은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건물 지하에 위치한 강당에서 약 50분가량 진행됐다. 장례가 가족장으로 치러진 만큼 영결식도 차분한 분위기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삼성에 따르면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경제연구소 회장의 약력보고,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의 추도사,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는 목이 메인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필규 회장은 위대한 기업가로 성장하기 이전, 어린 시절 이건희 회장의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몰두하는 모습, 그리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회고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족들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10.28 photo@newspim.com |
김필규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도쿄 유학시절 지냈던 2층 방이 전축, 라디오, TV로 가득했고, 이를 모두 분해해 재조립하고 있던 모습을 본 이건희 회장의 고교 은사 한우택 선생님의 경험담도 소개했다.
김필규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라며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이 창업자인 부친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뜻이다.
이어 "부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뤘듯이 이건희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이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모영상에서는 1987년 12월 삼성 회장 취임 이후 2014년 쓰러지기까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경영인 이건희, 사물의 본질 탐구에 몰두하는 소년 이건희, 스포츠 외교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 기여한 이건희 등 다양한 면면을 조망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마친 뒤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2020.10.28 photo@newspim.com |
영결식을 마치고 나온 유족들은 슬픔에 가득찬 표정으로 건물을 나와 준비된 버스에 몸을 실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에 대한 슬픔을 감추지 못 하는 모습이었다.
이 회장의 운구차량은 오전 8시55분쯤 장례식장을 떠났다. 유족들과 전·현직 삼성 사장단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운구행렬은 이 회장이 거주하던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리움미술관, 집무실이었던 이태원동 승지원 등을 천천히 돌았다. 이후 이건희 회장의 애착이 깊었던 화성 반도체 사업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임직원의 작별 인사를 받은 뒤 장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장지는 집안 내 윗대를 모신 경기도 수원의 가족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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