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서울 중·고교 신입생에게 1인당 30만원의 입학준비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적절성 논란이 예상된다. 내년부터 전면 확대되는 고교 무상교육 등으로 교육예산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입학준비금을 주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특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당국의 교육재정 축소 논의를 정면으로 비판했지만, 보편적 교육복지를 위해 모든 중·고교에 입학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검토는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오전 서울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열린 2021학년도 중1·고1 입학준비금 지원 기자회견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서울시교육청-25개 자치구는 2021학년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1인당 30만원의 입학준비금을 제로페이를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이동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참석했다. 2020.10.29 alwaysame@newspim.com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9일 종로구 서울시교유청 청사에서 서울에 주민등록을 둔 중·고교 입학생에게 1인당 30만원을 제로페이를 통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전국 12개 시‧도와 서울시 4개 자치구(중구, 마포, 금천, 강동)는 학생들에게 교복비로 27만6000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과의 차별 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입학준비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입학준비금으로 교복을 포함한 의류, 원격수업에 필요한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를 구매할 수 있다. 추가 논의를 거쳐 도서나 문구류로 구입 품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입학준비금 지원에 소요되는 예산의 50%인 200여억원은 서울시교육청이 부담한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입학준비금 지원이 필요했는지에 대한 '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고, 매년 증가 추세다. 다만 내년도 본예산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수 감수로 올해(10조847억원)보다 약 4000억원이 줄어든 수준으로 정해졌다.
또 전국 시도교육청이 매년 사용하지 못하고 다음해로 넘기는 불용·이월 예산만 매년 6조7000억원 수준으로 이른바 '방만운영' 지적을 받았다. 교육부도 지난 7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불용액 등을 보통교부금에 반영하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감사원도 지난 5월 '지방교육재정 효율성 및 건전성 제고 실태' 감사에서 시·도교육청의 예산 배분의 효율성을 지적했다. 사용하지 못한 예산을 정기예금에 넣는 등 여러 지적이 있었다.
올해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단순히 예산을 조기에 집행했다는 이유로 평가받는 학교 291곳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48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입학준비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태블릿PC는 이미 교육부가 온라인 수업 대비를 위해 각 학교에 여유분을 비치해 이른바 '이중 지원'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교육 현장에서 사용하지 못한 예산 적발이 많았다"며 "교육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교육재정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했었다"며 "(무상교복 정책을 실시하지 않는)일부 지자체에서 우리는 왜 안주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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