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에 대한 자국 반도체칩 업체들의 판매를 허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화웨이의 5G사업 용도의 부품이 아니라면 판매 허가 라이선스를 발급해준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반도체 칩 [사진=뉴스핌 DB] |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반도체 업체 대표는 최근 미 상무부와 화웨이 수출 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판매 허가 라이선스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불허를 원칙으로 하지만 만일 업체가 수출하려는 기술이 화웨이의 5G 사업을 지원하는 용도가 아니라는 바를 증명할 수 있다면 판매 허가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미국에 화웨이에 대한 판매 라이선스를 신청한 아시아 국가의 반도체칩 회사 두 곳도 당국이 승인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들은 "휴대기기용 칩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FT는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올레드(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판매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연구원은 "이는 미국이 화웨이를 단말기 사업에 머무르게 하려는 강력한 시사점"이라고 노트에 썼다. 또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일본의 소니와 중국인 소유의 옴니비전도 화웨이에 스마트폰 카메라에 사용되는 칩인 CMOS 이미지 센서를 공급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화웨이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0.05.18 [사진=로이터 뉴스핌] |
소니는 실적 브리핑에서 화웨이 판매 라이선스에 대한 질문의 답변을 거부했다. 소니는 지난달 15일부터 화웨이에 대한 이미지 센서 수출을 중단해야 했다. FT는 취재내용 확인을 위해 옴니비전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현재까지 300여개의 업체들이 미 상무부에 화웨이에 대한 판매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이중에 3분의 1 정도가 판매 지속을 승인받았다. 미국의 인텔과 AMD가 라이선스를 받았고 인텔은 계속해서 화웨이에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필요한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화웨이에 대한 모든 자국 업체들의 반도체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수출을 막았고 아울러 8월에는 미국의 기술과 설계가 들어간 해외 반도체 등 부품도 미 정부의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추가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화웨이의 5G 사업용을 제외한 스마트폰 부품 수출 승인 소식이 연달아 나오면서 제프리스는 "미국의 퀄컴과 미디어텍도 올해 안에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치에 대한 기대는 너무 낙관적이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erratic) 정책 성향을 보면 높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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