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로켓배송으로 성장해온 쿠팡이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 나섰다.
최근 택배와 콘텐츠 사업 진출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쿠팡이 잇달아 신사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을 놓고 나스닥 상장을 위해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쿠팡 택배 없는 날 응원 광고 이미지. [사진=쿠팡] 4 2020.08.12 nrd8120@newspim.com |
◆쿠팡, 택배 시장 진출 가시화...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진출설 '솔솔'
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 14일 국토교통부(국토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국토부에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반납한 지 1년 만의 일이다.
국토부가 지난 달 발표한 택배 사업자 심사 계획에 따르면 택배 사업자 등록 요건은 ▲5개 이상 시·도에 영업소 총 30개소 이상 설치 ▲3000㎡(약 907평) 이상의 1개 시설을 포함한 3개소 화물 분류시설 ▲택배 운송용 허가를 받은 100대 이상 차량 소유 등이다. 쿠팡은 국토부가 지난 달 택배 사업자 심사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막강한 무기인 '로켓배송'에 외부 업체를 태워 한 단계 도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택배 사업자가 되면 쿠팡 제품뿐 아니라 외부 쇼핑몰 등 다른 기업과 계약을 맺고 '3자 물류'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미 지난 7월 자사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제휴'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도 '3자 물류'를 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었다. 택배 사업자 지위를 얻게 되면 로켓제휴 형태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신사업을 향한 쿠팡의 움직임은 택배에 그치지 않는다. 동영상 스트리밍사업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이미 유통업계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지난 7월 싱가포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훅'(hooq)을 인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쿠팡] 2020.03.11 nrd8120@newspim.com |
최근 쿠팡은 사업 목적에 온라인 음악서비스 제공업과 기타 부가통신서비스(온라인 VOD 콘텐츠)를 추가했다.
상표권 출원도 마쳤다. 쿠팡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잇달아 동영상과 관련된 쿠팡 라이브, 쿠팡 비디오, 쿠팡 티비, 쿠팡와우 플레이, 로켓와우 플레이 등 상표 출원을 완료했다.
지난달부터는 라이브커머스 사업에 필요한 경력자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쿠팡 채용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글에는 "쿠팡은 라이브커머스 비즈니스 를 구축하고 성장을 이룰 팀을 만들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외연 확장 꾀하는 이유는?..."나스닥 상장 포석" 시각 지배적
쿠팡이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것은 나스닥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만성 적자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쿠팡으로서는 미국 시장에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해 약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쿠팡의 누적 적자 규모는 3조7000억원가량이다. 지난해 1조원의 적자를 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7205억원을 기록하며 5000억원 정도의 손실 규모를 줄였다.
쿠팡 매출 및 영업손실 규모.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쿠팡] 2020.04.14 nrd8120@newspim.com |
하지만 여전히 한 해 발생하는 수천억원의 적자는 사업의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자금을 투자할 기업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큰 약점을 메우기 위해 사업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사업 덩치를 키워 성장성을 어필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나스닥도 최근 적자 기업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추세"라며 "쿠팡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대규모 적자 기업이라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점을 내세우려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