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우리은행이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경 임원인사에 나설 예정으로 전해졌다. 큰 폭의 인사가 관측되는 가운데,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권광석 행장의 의중이 얼마나 실릴 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말경 임원인사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으면서 당초 12월로 예정됐던 인사가 이듬해 2월로 미룬 것과 달리, 올해는 인사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빅테크와의 경쟁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인사를 조기 마무리하고 내년 영업에 서둘러 나서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본점 비전홀에서 '2020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권광석 행장은 하반기 4대 중점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채널 트랜스포메이션 ▲뉴노멀 경영 ▲리스크관리 등을 발표했다. [자료=우리은행] 2020.07.18 lovus23@newspim.com |
특히 이번에는 임원인사 폭 역시 종전보다 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권 행장은 올 3월 취임 당시 은행의 모든 제도, 시스템을 제로베이스에서 점검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바 있다. 이후 지난 7월 ACT 조직체계 도입, 증권운용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제로베이스 혁신'의 닻을 올렸다.
이에 이번 인사에 권 행장의 의중이 얼마나 반영될 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올 2월, 6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월 인사는 부행장·부행장보 승진자가 3분의2에 달할 정도로 인사 폭이 컸지만, 권 행장 내정 2시간 만에 발표된 만큼 권 행장보다는 손 회장의 의견이 많이 실렸던 게 사실이다.
올 6월에도 권 행장 체제에서 실시된 첫 임원인사였지만 그 폭이 크다고 볼 수는 없었다. 승진자 없이 개인그룹장, 중소기업그룹장, 기업그룹장, 기업금융단장,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 간 자리를 맞바꾸는 형식의 임원인사가 실시돼서다. 통상 연말, 연초 큰 폭의 임원인사가 실시되는 은행권에 맞춰 소폭의 변화만 줬다.
권 행장으로서는 사실상 이번 임원인사가 첫 단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첫 결과물이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에서 올 12월말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3명), 부행장보(10명)는 13명 모두다. 이중 부행장보 10명은 권 행장 체제가 본격화되기 전인 올 2월 임원인사 이후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다만 변수는 권 행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나, 이번 임원인사에 그의 의중이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 연임 여부가 확실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장 연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며 "은행 임원인사에서 지주 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현 행장으로서도 같이 일할 사람을 골라야하니 예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임원인사 결과가 어떻게 될지 눈여겨볼 만 하다"고 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