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법인세 평균실효세율을 1%p 낮추면 설비투자가 6.3%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법인세 부담을 완화해 기업의 성장활력을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법인세율이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 및 법인세부담 수준 국제비교' 분석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전후 설비투자 및 해외투자 증가율 비교 [그래픽=한경연] 2020.11.02 iamkym@newspim.com |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80년 40%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졌던 법인세 최고세율이 2018년부터 22%에서 25%로 3%p 인상됐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후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8∼2019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는데, 한경연은 설비투자에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법인세율 인상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경연 분석 결과 법인세 부담(평균 실효세율)이 1%p 낮아지면 설비투자는 6.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2016~2019년) 설비투자 증가율과 해외투자 증가율 추이를 비교해 보면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 국내투자 및 해외투자 실적의 명암을 가르는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법인세율 인상 후 국내 설비투자증가율이 2년 연속 감소하는 동안, 해외투자증가율은 2017년 11.8%에서 2018년 13.9%, 2019년 24.2%로 2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OECD국 법인세부담 비교 [그래픽=한경연] 2020.11.02 iamkym@newspim.com |
우리나라 기업들의 세 부담은 선진국과 비교 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1∼2020년 중 법인세 최고세율 상승폭은 3.3%p(지방세 포함)로 OECD 4위를 기록했다. 동 기간 OECD 37개국 중 법인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칠레, 라트비아, 그리스, 한국 등 8개국, 인하한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등 19개국이었고, 호주 등 10개국은 같은 세율을 유지했다.
세 부담 증가속도 순위는 물론 절대수준 순위도 OECD 상위권을 기록했다. 2018년 기준 GDP대비 법인세수 비율은 4.5%로 OECD 6위, 전체세수 중 법인세수 비중은 15.7%로 콜롬비아와 칠레에 이어 OECD 3위였다.
한경연은 법인세율은 기업 투자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주요요인 중 하나로, 세계 각국이 기업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2011∼2020년 중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8개국에 불과한데, 여기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또 기업의 조세부담 수준도 상위권에 속해 있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성장시켜 나가는 기업의 기능과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경제의 활력이 약화되고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시점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것은 '저성장 국면진입'이라는 경제 진단과는 반대되는 처방을 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법인세율 하향조정으로 세 부담 완화의 국제흐름에 동참해 기업 투자의욕을 높이고 성장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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