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를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전략은 과거에도 위험한 전략이었지만, 경제와 시장에 대한 몇몇 변수들을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대선 전후 미국 경제와 정치 여건이 매우 다를 것으로 생각되지만 투자자라면 정치적 측면에 너무 무게를 두면 안 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뉴스 보도에 따르면 월가는 이번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느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4년을 더 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전략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예컨데 바이든은 대체에너지와 인프라에 중점을 두고 트럼프는 화석연료와 중후장대 산업에 더 무게를 둔다는 점을 반영하느냐 마느냐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대선 결과 보단 연준의 움직임이 더 중요"
하지만 모간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 앤드류 슬리몬은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면 이는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마디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는 것.
대선 이후에도 경제상황이 바뀔 때까지는 시장 수익을 지지하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슬리몬은 "제롬 파월 보다는 트럼프나 바이든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재미는 더 있겠지만, 투자자인 당신에게 정작 현실적인 것은 연준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가까운 사례를 보면, 친 기업적인 조지 W 부시가 지나 2000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정작 시장은 부시가 취임한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또 버락 오바마가 집권하면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가 이겼지만, 이후 증시는 랠리를 지속했다.
누가 승리했느냐 보다는 이 두 사례에서 시장이 어떻게 바뀌었느냐의 차이는 연준의 정책에 있었다는 것이 슬리몬의 지적이다.
그는 "2000년에는 닷컴 버블을 잡기 위해 연준이 긴축정책을 구사한 반면 2008년에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완화정책을 구사했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가 나왔다"며 "부시냐 오바마냐 에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주목받지 않던 종목을 유심히 보라"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기업실적이 양호할 뿐만 아니라 3분기까지 기업들은 이익 전망을 1/2수준이지만 긍정적으로 내놨다. 더구나 3분기 미국 GDP는 연율 33.1% 증가했고 9월 제조업활동도 2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그간 연준의 스탠스는 시장에 영향력이 큰 순풍이었다.
모간스탠리의 슬리몬은 "지금까지 연준에 의지해 왔듯이, 누가 대선에서 이기느냐 보다는 연준이 무엇을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투자전망에 대해서 슬리몬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간 주목받지 못하던 주식을 주목했다. 그간은 경제활동에 제약이 있을 때 오히려 덕을 보는 주식에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슬리몬은 "내년에 실적이 회복될 기업들이 많고 여전히 사람들이 집에 머물러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업간 실적 괴리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치주냐 성장주냐에 대해서 "비단 가치주 뿐 아니라 올해 심하게 두들겨 맞은 여행-레저 등 성장주도 주목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성장주가 몇개 있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의 하방 위험에 대해서 슬리몬은 코로나19 백신의 등장이 현재의 사이클을 종결해 줄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었다.
그는 "나의 기본적인 시각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날 때까지 시장은 잘 견딜 것이고 백신이 나오는 순간 월가는 전망을 상향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연준이 정책을 금방 변경하지는 않고 시장이 상당히 달아오른 뒤에야 발언을 조금씩 바꿔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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