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LG그룹이 또 다시 계열분리에 나설 예정이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상사 중심으로 계열사를 떼내 LG그룹에서 독립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LG그룹 안팎에서는 구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룹 4세인 구광모 회장 체제가 안정화됨에 따라 3세대에서의 계열 분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LG그룹 측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본준 LG그룹 고문 <사진=LG그룹> |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가 이르면 이달 중 임시 이사회를 열고 계열분리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LG상사와 판토스, LG하우시스 등을 3남인 구 고문이 가져가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현재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쥔 최대주주다. 또 LG상사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 중이다.
구 고문은 현재 ㈜LG 지분 7.72%를 갖고 있다. 1조원 정도인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을 분리해 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의 분리 전망도 나온다.
LG전자와 LG화학 등 주력 사업을 제외한 상사 중심의 계열 분리는 그 동안 재계가 그려온 시나리오와 일치한.
그 동안 LG그룹은 이 같은 계열 분리 사전 작업을 진행해 왔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인 2019년 LG상사는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또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을 매각했다.
구 고문은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자 전자·LCD·상사 등의 대표이사를 지내며 그룹을 이끌어 온 핵심 경영인이다.
한때 재계 일각에서는 구 고문이 형에 이어 그룹 전체를 총괄할 것이란 시각도 있었으나 구광모 회장 체제로 2년 전 전환됨에 따라 구 고문 일가가 계열 분리 단계를 밟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그 동안 장자가 가업을 승계하고 승계가 시작되면 선대의 형제는 경영에서 물러나 경영권 분쟁을 막는다는 고 구인회 창업주의 원칙을 고수했다.
LG그룹의 이번 계열분리가 완성되면 3세대에서의 계열 분리가 완성된다. 앞서 1996년 구자경 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금속,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원광, 진광정기 등 6개사를 떼어 희성그룹으로 계열분리했다.
계열 분리가 본격화됨에 따라 구본준 고문의 자녀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구 고문의 아들 형모씨는 LG전자에서 근무 중이고 딸인 연제씨는 벤처캐피탈에서 근무 중이다. 형모씨와 연제씨는 각각 ㈜LG 지분 0.60%, 0.26%를 보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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