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16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항공업계가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총 1조8000억원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내년 초 2조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칼은 KDB산업은행과 계약에 따라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유상증자 전이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투자하는 직후 8000억원 전액을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3000억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000억원에 대한 계약금 3000억원에 충당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돼 자금운영에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영구채 3000억원으로 자본을 추가 확충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KDB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는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을 유지, 안정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을 전액 차입할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고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 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KDB산업은행이 보유하게 될 한진칼 신주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이를 통해 KDB산업은행은 향후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구조 개편을 성실히 추진하는지 감시와 견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항공산업의 위기를 고려할 때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항공산업 전반의 개편이 절실하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에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도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될 경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항공산업의 구조 개편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양 항공사와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를 마무리하면 세계 10위권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인구 1억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1개의 네트워크 항공사만을 갖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복수 체제로 독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 국가의 항공사들과 경쟁에서 상대적인 열위에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은 노선망, 항공기, 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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