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전세대책과 관련해 매입 주택·공공주택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확보, 오피스텔·상가 건물의 주택화 등이라고 소개한 이후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조만간 국토부가 전월세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같은 안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호텔을 주거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오늘 내일 사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이 같은 정부여당의 전세대책을 맹비난했다. 특히 2022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걸 대책이라고 내놓다니, 기가 막힌다"며 "우선 지난 7월 민주당 혼자 통과시킨 임대차 3법부터 원상복구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2020.11.17 photo@newspim.com |
유 의원은 "주택시장의 생태계를 무너뜨린 정책들은 모두 폐기하라. 임대주택의 대부분을 공급해온 민간시장의 기능을 되살려라"라며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풀고 택지를 공급하는 등 수도권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공공임대는 전월세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정부가 나서라"며 "주택금융을 규제만 할 게 아니라 전월세 보증금 대출, 주택담보대출을 보통 시민들에게 더 확대하라"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황당무계 그 자체"라며 "호텔과 주거용 아파트는 기본 구조나 주거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교통과 교육을 포기한 이 대표의 대책은 서민들한테 닭장집에서 살라는 말이나 똑같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해운대와 같은 관광지에는 지금도 호텔을 아파트로 개조해 투기장화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 주장은 이런 편법을 국가에서 조장하자는 것"이라며 "규제를 해도 부족한데 집권당 대표 입에서 교통지옥, 교육지옥, 관광지옥의 문을 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지난 2월9일 총선 불출마를 위한 기자회견 이후 9개월여 만에 열렸다. 2020.11.18 leehs@newspim.com |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통해 비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기다리면 해결된다'는 근거 없는 낙관론과 자신감을 보이더니 겨우 이런 대책이었나"며며 "전월세 물량 확보를 위해 상가와 호텔까지 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어이없는 발상에 국민들은 벌써부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시장 역시 이 방안들이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면서 "원룸으로 개조되는 탓에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3~4인 가구 형태에 맞지 않을뿐더러, 만만찮은 리모델링 비용까지 소요된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학군과 주위 생활환경 등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기획단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논란에 대해 "지금 초단기 상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아본다는 차원에서의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김 단장은 "부동산이 장기적 대책, 단기적인 대책, 초단기 대책이 다 어려운 면이 있다"며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대책들을 세우는 과정에서 하나의 예로 이것이 대책으로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말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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