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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M&A, 시작부터 '난기류'

기사등록 :2020-11-19 18:36

"양사 존립 위협" 대한항공-아시아나 노조 한 목소리
2006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으로 총파업은 어려울 듯
KCGI 법적 대응 나서…"조원태 회장에 특혜"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을 두고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대항항공 노조 입장은 일부 다르지만 양사의 존립을 위협하는 결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한 목소리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한진칼 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 역시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어 인수 완료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대한항공 보잉787-9 항공기와 객실승무원 [사진=대한항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정부와 대한항공에 이날 오후 1시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요청했지만 정부와 회사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대책위는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5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다만 일반직 직원으로 구성된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이번 인수에 대해 찬성 의견을 발표했다. 

이번 인수를 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M&A로 인해 양사 모두 생존 위협이 높아질 거란 판단에서다. 산업은행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더라도 구조조정은 없을 거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항공업황 침체 등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직원들 사이에 팽배하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직원들 절반 이상이 쉬고 있고 항공업황이 회복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 거란 전망이 많다"며 "대한항공 자체적으로 현 상황을 이겨내기 쉽지 않은데 우리보다 어려운 아시아나항공을 떠안으면서 정리해고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대한항공보다 위기감이 더욱 크다. HDC현대산업개발의 M&A 무산 이후 채권단 주도 하에 플랜B를 지켜보고 있던 노조는 이번 결정을 밀실야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없을 거라는 채권단과 대한항공의 약속이 지켜지지 경우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구조조정 1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12월 중순 즈음에 나오기로 했던 내년도 사업계획과 조직개편 등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고용 승계 약속을 포함해 채권단의 말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구조조정은 필연적인 수순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이 멈추면서 유휴인력 문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약 70%의 직원들이 무급·유급휴직 상태지만 최소한의 고용유지 비용마저 부담인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늘어난 직원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직원연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노조 역시 HDC현산이 인수자로 들어왔을 때는 찬성했지만, 동종업계 인수는 얘기가 다르다"며 "양사에 중첩된 인력을 구조조정하지 않는다면 비효율이 높아진다. 특히 항공업황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이 기간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옥. 2020.11.06 alwaysame@newspim.com

아시아나항공은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가 4조80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 부채를 포함하면 10조원에 달한다. 채권단은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5조원 가량의 자금을 쏟아부었는데 대규모 추가 자금 투입이 예상되고 있다. 양사 고용을 유지할 경우 국민의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어 비효율을 유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양사 노조는 이번 결정을 주도한 정부가 한진그룹에 대한 특혜 의혹을 해명하고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는 실행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번 결정이 이뤄졌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다만 만약 이런 고려가 반영됐다면 조 회장 한 명을 위해 양사 직원 3만명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는 총파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2006년 항공사업장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전면파업이 금지돼 있다.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더라도 전체 인원의 80% 이상 업무에 참여하도록 의무화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KCGI 역시 한진칼을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은 자신의 돈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국민의 세금으로 들어온 산은을 백기사로 맞이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게 된다"며 "주주들이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깜깜이 결정을 내린 것은 자유시장경제의 본질과 법치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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