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외화를 벌기 위해 중국에 전기 에너지를 계속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코트라(KOTRA) 선양무역관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올해 '1~3분기 랴오닝성 대북 무역동향'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1월부터 9월 말까지 랴오닝성에 수출한 품목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 기간 전기 에너지 689만 달러를 수출했는데, 이는 랴오닝성에 대한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33.8%)에 달한다"고 밝혔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세계은행 등 5개 국제기구가 지난해 공동 발표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의 에너지 분야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기준으로 북한 인구의 44%만이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고 있다.
게다가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력난이 더 가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일본 나고야 무역관은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북중 국경이 막히면서 발전소 부품 조달이 어려워져 지방 도시들에서는 5월부터 전력 공급이 크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전력난으로 특정 시간에만 일부 전력을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오히려 전력을 수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화벌이를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북중 무역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북한 전력공급성이 노후화된 발전 설비 교체와 부품 조달을 위한 경비 조달을 위해 전력을 일부 중국에 수출해 왔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중앙당과 내각이 개보수 예산을 지급해야 정상이지만 재정적 여력이 없어 전력공급성이 자체적으로 외화벌이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자원정책 전문가인 이승호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지난해 9월 베이징 외신기자클럽 주최 강연에서 "북중 양국이 4곳에서 생산한 전기를 절반씩 분배하고 있고, 곧 2개 댐이 추가 완공돼 6개로 늘어날 예정"이라며 "북한은 이 압록강 발전소들에서 생산한 전기를 대부분 평양과 군 기지로 보내고, 핵 개발에도 썼을 것인데, 일부 전기는 중국에 다시 팔아 외화를 벌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중국에 1140만 달러의 전기 에너지를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액 2억 2000만 달러 가운데 5.3%이자 전체 수출 품목 가운데 6위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외부에서는 많은 북한 공장이 전력 부족으로 가동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전력 수출이 납득하기 힘들겠지만, 돈이 없는 북한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외화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급박한 형편"이라고 전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