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30일 우리나라 은행에 묶인 이란 자금 7조원을 대(對)이란 인도적 지원에 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모즈타바 졸누리 이란 국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과 가진 화상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진 출처=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 |
졸누리 위원장은 '혐한' 기류가 고조되는 이란 정치권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인사다.
현재 이란 정치권에선 한국산 제품에 대한 보이콧 주장이 나오는 등 보복 조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7조원 규모의 이란의 원유 판매대금이 한국 은행 두곳에 묶여있는 데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조치로 인해 원유 판매대금을 자국으로 송금하는 것은 물론, 한국산 의약품·의료제품 구매 등 인도적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졸누리 위원장은 "한국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예치된 7조원 규모의 이란원유 판매대금을 이란으로 송금조차 할 수 없고, 인도적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데 분노한 일부 이란 국회의원들이 있었다. 이들 주도로 보복 조치 움직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조금만 기다려주면 해결하겠다'고 전달해주신 메시지에 희망을 품고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으로서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장은 "(원유 판매대금이) 코로나19 대응 등을 위한 대이란 인도적 지원에 쓰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최근 발생한 이란 내 테러행위에 대해선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규탄하며 국제적 수사 협력을 통한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졸누리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완화되는 대로 송영길 위원장을 이란으로 초청하고 싶다"며 양국 간 의회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졸누리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태권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란 내에서 태권도 발전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슬람 성직자들에게 태권도를 전파했고, 현재 이란 태권도협회 위원장 또한 성직자"라고 전했다.
이에 송 위원장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복귀한다면 한·이란 간 협력 강화 움직임 또한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그러면서 "JCPOA를 주도했던 토니 블링큰과 제이크 설리번이 각각 차기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됐다"며 "이들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이란 관계가 개선되고 나아가 북핵 문제 해결의 밴치마킹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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