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 규명을 위해 조직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72)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허위로 조립된 사실로 기소가 됐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수석과 현정택(71) 전 정책조정수석, 현기환(60) 전 정무수석, 안종범(60) 전 경제수석, 정진철(65) 전 인사수석 등 박근혜 청와대 인사들과 이근면(68) 전 인사혁신처장, 김영석(61)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학배(58) 전 해수부 차관, 조대환(63) 전 특조위 부위원장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06.25 alwaysame@newspim.com |
이날 피고인들은 전원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이 전 실장 측은 "피고인과 관련된 공소사실은 사실은 아니거나 허위로 조립된 사실로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이 사건 공소사실에 포함시키기 위해서 무리하게 의미부여했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현기환 전 수석 측도 "2015년 7월 10일에서야 정무수석에 취임했는데 그 전에 발생한 활동 방해와 관련해서 공범이 될 수 없다"며 "특히 특조위 활동 강제종료와 관련해서는 세월호 특별법상 관련 규정 자체가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당시 여러 법무법인들의 자문 의견도 엇갈린 상황이었다. 사후적으로 달리 판단될 수 있다고 해서 직권남용죄가 성립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 측은 "서울동부지검에서 먼저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검찰이 항소했는데, 일련의 과정으로 보면 검찰에서는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을 기소하지 않으면 자기들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기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대환 전 부위원장은 30여분간 미리 써온 입장문을 직접 읽으면서 검찰 기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전 부위원장은 "6년이 훨씬 지난 지금 관련자들의 민·형사판결이 확정됐음에도 수차례 특조위가 꾸려졌지만 더 이상 밝혀질 게 없다는 점만 증명됐다"며 "이번 재판으로 냉정히 사실을 인정하고, 더 이상 양심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폭력이 영원히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김영석 전 차관과 공모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지만 일면식도 없는 상태였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목포=뉴스핌] 김학선 기자 = 지난 2018년 5월 10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가 완전 직립에 성공, 참사 4년 만에 바로 세워졌다. 2018.05.10 yooksa@newspim.com |
앞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세월호특수단)은 반년 간 수사 끝에 지난 5월 이들을 △진상규명국장 임용 중단 △특조위 활동 강제종료 △이헌 특조위 부위원장 사퇴 강요 추진 △특조위 설립준비단 해체 시도 및 공무원 파견복귀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인사들이 2015년 11월 이른바 '대통령 세월호 7시간'과 관련된 청와대 행적조사안건이 의결되자 이에 대한 대응조치로 인사혁신처를 통해 총리 재가를 앞두고 있던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임용절차를 중단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또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파견공무원 복귀와 예산 미집행 등을 통해 특조위 활동을 강제로 종료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여당 추천 위원이었던 이헌 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청와대 해수비서관실이 이 전 부위원장의 직권면직 방안을 검토하고 사퇴에 대한 보상을 제시하는 등
'부위원장 교체방안' 문건을 작성해 보고하게 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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