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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난관 넘은 항공 빅딜…'원톱' 대한항공, 항공산업 재편 탄력

기사등록 : 2020-12-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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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3자연합 가처분신청 기각..합병 작업 탄력
글로벌 여객순위 10위, 화물순위 3위 항공사 탄생
대한항공 유증, 경쟁당국 기업결합 심사 넘어어야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적 항공사를 대한항공 '원톱' 체제로 개편하는 항공산업 구조개편 작업에 파란불이 켜졌다. 법원이 한진칼의 신주발행에 문제가 없다며 3자연합이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다.

합병 작업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완전 흡수해 하나의 대형 항공사(FSC)만 남게 되고, 양사 세 곳의 저비용항공사(LCC)도 단계적으로 통합을 거쳐 하나의 회사로 탄생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항공업계가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KCGI의 종속회사인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 등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진칼의 신주발행이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졌고,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발행한 것이라 보고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오는 2일로 예정된 한진칼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는 본격적인 합병 절차에 돌입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전경. 2019.04.08 leehs@newspim.com

◆'무주공산' 국내 유일 대형 항공사로, LCC는 동북아 '최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245대의 기단을 보유한 여객수송(RPK) 기준 글로벌 10위, 화물수송(FTK) 기준 글로벌 3위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점유율은 모두 39.5%, 자회사 LCC를 포함하면 56.4%다.

양 사 합병으로 대한항공은 사실상 국내에선 경쟁 상대가 사라지게 된다. 아시아나항공과 상당 부분 겹친 장거리 노선을 정리하고 시스템 통합과 슬롯 조정을 통해 수익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화물노선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해 향후 백신 수송 등을 통해 톡톡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항공사 M&A 사례를 보면 합병 후 운임이 상승한 사례도 나타났다. 다만 국제선 의존도가 큰 국내 항공시장의 경우 외항사와의 경쟁으로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양 사의 LCC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단계적으로 통합절차를 밟는다. 정부는 3개 사를 통합해 '동북아 최대' 규모의 LCC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선과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국제노선을 두고 제주항공, 티웨이항공과 경쟁하는 3사 구도로 재편된다.

LCC에 이어 MRO 사업부 통합을 통한 별도의 정비법인 출범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진칼 유증 후 내년 초 대한항공 유증, 기업결합 심사도

두 회사의 합병 작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한진칼은 산업은행과 계약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 총 8000억원을 지원받는다. 이 자금은 즉시 대한항공에게 돌아간다.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3000억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000억원에 대한 계약금으로 3000억원을 부담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내년 초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인수대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2조5000억원 중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취득에 활용하고, 나머지 1조원은 채무상환에 쓰인다. 3000억원의 영구전환사채 인수를 더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000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지분 취득을 완료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최소 5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청해야 한다. 경쟁 국가의 기업결합 심사는 합병 두 회사의 합병읠 위한 가장 큰 고비로 꼽힌다. 특히 독점 규제가 깐깐해진 EU의 집행위원회의 심사를 넘어야 한다. EU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1년 5개월 째 심사 중이다.

한진그룹은 이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인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 및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대한항공은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갖는 큰 의미와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대한민국 항공산업 구조 재편의 당사자로서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 일자리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자연합도 책임있는 주주로서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뜻을 함께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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