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사회

대검, '재판부 사찰 문건' 압수수색한 감찰부 위법 여부 조사

기사등록 : 2020-12-02 09:41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수사절차 이의·인권침해' 진정서 접수…인권정책관실 배당
조남관 차장, 검찰총장 직무대행 당시 결정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핵심 징계사유로 지목된 '재판부 사찰 문건' 관련 압수수색을 벌였던 감찰부(한동수 감찰부장)의 절차 위반 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검찰청이 이를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

2일 대검에 따르면 최근 감찰부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수사절차에 관한 이의 및 인권침해 주장을 담은 진정서가 대검에 제출됐다. 이에 대검은 관련 규정 및 절차에 따라 대검 인권보호관인 인권정책관실에 진정서를 배당했다.

이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으로 조남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던 지난 1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정책관실은 검사를 포함한 검찰 공무원의 인권침해 관련 사건을 조사하는 부서로 인권감독담당관을 투입해 통상 절차에 따라 접수된 진정서에 담긴 주장과 관련한 진상확인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감찰부가 관련 조사에 착수하고 압수수색을 벌이는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나 절차 위반, 감찰 대상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2020.12.02 pangbin@newspim.com

대검 감찰부는 추미애 장관 지시로 윤 총장의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 작성지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결재권자인 조 차장을 건너뛰고 압수수색을 하는 등 절차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법무부 장관은 개별 사안 수사와 관련해 일선 검사들에 대해서는 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고 검찰총장에 대해서만 지휘·감독이 가능하다.

감찰부가 추 장관의 직무정지 발표를 미리 알고 압수수색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사전교감' 의혹도 제기됐다. 판사 사찰 논란은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발표하면서 처음 제기됐는데, 감찰부의 압수수색이 추 장관 발표 다음날 곧바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감찰부 소속 검사가 당시 법무부 관계자와 통화를 하는 모습이 목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친정권 인사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당시 압수수색 현장을 사실상 직접 지휘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감찰부는 그러나 이같은 의혹 전부를 부인한 바 있다. 감찰부는 "법무부로부터 수사 참고자료를 이첩받아 검토한 결과 신속히 범죄혐의 관련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영장을 발부받아 신속히 집행한 것"이라며 "장관 브리핑과 그 내용을 미리 알고 사전에 교감하면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라 법무부 장관 등을 수신자로 하여 사건발생 보고를 했고 그 보고를 받은 법무부 관계자들이 구체적 상황을 물어보는 연락이 오자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했을 뿐 현장지휘를 받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는 지난달 25일 윤 총장의 재판부 특성 문건 작성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책정보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추 장관은 대검 감찰부로부터 압수수색 사실을 보고받고 "현재 수사 중인 혐의 외에도 검찰총장의 수사정책정보관실을 통한 추가적인 판사 불법사찰 여부 및 그 밖에 검찰총장 사적 목적의 업무나 위법·부당한 업무 수행 등 비위 여부에 대해 감찰하라"고 지시했다.

추 장관은 같은달 24일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하면서 윤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및 청와대의 울산 선거개입 사건 등 주요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 구성 판사들에 대한 불법 사찰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 측은 그러나 이같은 문건 작성이 공소유지를 위해 일시적으로 작성된 것 뿐이라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획득하거나 이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불법사찰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된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50·32기)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 역시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이 자료를 작성한 의도는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사건 공판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 자료의 작성과 배포는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직무범위를 벗어난 자료가 아니고 대통령령으로 정한 검찰청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등에 따른 직무범위 내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총장은 지난 1일 법원의 직무배제에 대한 집행정지 인용 결정으로 직무에 일시 복귀한 상태다.   

brlee19@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