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조 바이든 당선인 행정부가 미국 정권 교체기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북한에 먼저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민간연구기관 애틀란틱카운슬이 2일(현지시각) 개최한 한반도 관련 화상회의에서 미국과 한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신속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장면 [사진=노동신문] |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지낸 커트 캠벨(Kurt Campbell) 아시아그룹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선 대북정책 기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관해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오바마 전 행정부가 이러한 결정에 시간을 끄는 동안 북한이 도발했고, 북한과의 관여 가능성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외교정책 사안에서 우선 순위에 올리고, 한미동맹 간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를 통해 북한에 먼저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교수도 바이든 행정부에 어떤 형태로든 먼저 북한에 메시지를 보낼 것을 제안했다.
윤 전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 재개를 통해 현재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나길 갈망하고 있다며,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와 같은 미국 내 문제 등에 집중해 북한 문제를 미뤄둘 경우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리는 언제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의 메시지를 북한에 보냄으로써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최대한 잠재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대북제재를 통한 압박을 이어가는 동시에 평양에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통해 북미 간 정치·외교적 발판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 임기 초인 내년 상반기 중에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큰 도발을 자제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담당자 임명과 대북외교에 대한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다.
배리 파블(Barry Pavel) 애틀랜틱카운슬 수석부회장 역시 북한이 섣불리 도발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이 기간에 한미 양국이 함께 대북정책에 대해 재평가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비롯해 생화학 무기, 사이버 공격 능력이 크게 진전된 상황에 맞춰 대북 전략을 재평가하고, 재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짐 밀러(Jim Miller) 전 국방부 차관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비핵화 협상이 실무협상부터 밟아가는 단계적 방식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일부 대북제재를 해제했다가 합의를 위반할 경우 다시 되돌리는 '스냅백' 방식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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