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생후 약 1개월 된 영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와 동거남이 1심에서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3일 오후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모 씨(26)와 김모(25) 씨에게 각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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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들의 법정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전부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은 부모로서 자녀를 양육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저버리고 생후 1개월에 불과한 어린 자녀를 옷장 안에 방치해서 살해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 생명을 앗아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는 옷장 안에 방치된 상태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사망사실을 안 뒤에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 장례를 치르거나 사후수습을 하지 않고 사체를 유기하고 이사를 가기까지 했다"며 "범행 전후 피고인들이 보인 태도에 비춰보면 비난가능성은 더욱 크고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주변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는 상황에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로 이 사건 범행이 이른 것으로 보이는 범행동기,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특정한 고의로 적극적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사망을 예견하면서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로 이르게 된 사정 등을 유리하게 참작했다"고 밝혔다.
정 씨 등은 지난 6월 서울 관악구 한 빌라에서 장롱 안에 생후 1개월로 추정되는 남아를 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영아 시신은 범행 이후 약 한 달 뒤 세입자인 정 씨와 연락이 닿지 않은 집주인의 신고로 발견됐다. 경찰은 추적 끝에 부산에서 정 씨와 김 씨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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