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현 시점에서 (남북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코로나19 극복을 중심으로 하는 보건·의료 협력"이라면서 협력의 물꼬를 틀 것을 북한에 재차 당부했다.
이 장관은 3일 '생태대를 위한 PLZ 포럼 2020' 기조강연을 통해 "남북 간 협력이 이뤄진다면 북한도 더 이상 경제나 민생을 희생하면서 방역 봉쇄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3 leehs@newspim.com |
이 장관은 "우리의 K-방역 등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남북이 협력해나가는 것은 비단 북한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는 땅과 하늘, 바다가 하나로 연결돼 있고 각종 감염병이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전파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남북이 하나의 생명안전공동체로 묶여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북한 주민의 안전은 곧 우리 안전이다. 보건 협력이 식량과 비료 등의 민생 협력으로 이어지고 철도, 도로 등 공동인프라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협력에 기반한 대북정책을 추진했던 경험을 회상했다. 당시 한미 양국은 단계적 접근법인 '페리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북미수교 등 양 측 현안을 포괄적으로 추구하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단계적이고 동시적으로 이행하는 전략으로 접근하면서 궁극적인 문제 해결에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가 역사적 경험을 반추해 북핵 협상을 준비한다면 북미 관계도 이번에는 반드시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 장관은 이날 DMZ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하며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독일의 '그뤼네스 반트'와 키프로스의 '니코시아' 등 사례를 인용해 "DMZ의 평화적 이용은 남과 북이 신뢰를 형성하면서도 국민이 한반도 평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창조적 접근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향한 세계인의 연대와 협력이 함께 한다면 DMZ는 더 이상 냉전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공간으로 수많은 생명체가 공존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며 "남북 간 협력을 추진하는 기회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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