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후속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던 분위기에서 갑자기 양측이 합의에서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는 상반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각) 스카이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그리고 BBC뉴스 보도에 의하면, 막판 합의 조율 과정에서 새로운 난제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협상 과정에서 새로운 쟁점이 부상하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이날 스카이뉴스 정치담당 부편집장 샘 코아테스는 후속 협상이 막판에 이르러 잘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이른바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 이슈가 난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양측이 이전에도 완전한 합의는 없지만 그래도 매우 어려운 이슈를 극복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는데, 오늘 밤 EU가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이슈들을 들고 왔다는 식의 주장이 영국 쪽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잘못되고 있는지 세부사항은 모르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는 쪽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는 신호가 나왔으며, 이번 주말에 브렉시트 후속 합의가 있을 것이란 희망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뉴스 정치편집장도 영국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브렉시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BBC는 "앞으로 수일 내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소식통들의 언급도 함께 전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가 막판에 어업 등에 관한 새 요구를 들고나오면서 브렉시트 후속 무역 협상이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 해역에서 프랑스 선박에 대한 기존 조업권을 상당부분 유지하길 원하며, 불공정 경쟁을 피하기 위해 엄격한 영국 정부지원 체제를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의 강경한 자세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당황케 했으며, 양측 관계자들 모두 연내 후속 합의 가능성은 물 건너 갔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 EU 관계자는 EU 쪽에서 새 요구조건을 내세웠다는 주장을 반박했지만, 협상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FT는 다만 양측이 오는 10일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회의 전인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까지 막판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4일 중으로 브뤼셀에 돌아가지만 나머지 협상팀은 이번 주말 동안 런던에 남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양측은 리스본조약 제50조에 따라 상대국에 진출한 시민과 기업이 점진적으로 EU 탈퇴를 준비하도록 '전환 기간'을 정했고, 이 기간은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따라서 연말까지 무역 관련 후속 협상을 마치지 못한다면 내년 1월 1일부터 영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교역을 해야 하며, 양측 모두 관세가 적용돼 소비자 가격이 오르게 된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무역 합의 없이도 번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큰소리 쳤지만, 영국 예산 책임청(OBR)은 합의 불발 시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