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주요 금융지주가 코로나19와 금리 하락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올해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시장금리 하락이 종료됨에 따라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경기 회복 속도와 충당금 추가비축, 상환 유예된 이자금 등이 리스크로 동시에 거론된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 KB, 하나금융지주는 올해도 연간 순익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연결기준 연간순익은 전년대비 0.73% 증가한 3조4283억원, KB금융은 3.18% 증가한 3조417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3.9% 성장한 2조4849억원으로 전망됐다. 반면,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4분기 실적은 아주캐피탈 염가 인수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해 50% 넘게 증가하나,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23.21% 줄어든 1조4377억원의 순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4대 금융지주 2020년 연간 순이익. [자료=에프앤가이드]2020.12.04 lovus23@newspim.com |
올해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업황은 그닥 좋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총 0.75%p 대폭 인하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줄었고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요구에 보수적으로 충당금 쌓아야 했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지주사들이 실적 방어할 수 있었던 것은 급증한 비이자 이익 덕분이다. 시중유동성이 사상 최대수준으로 늘어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신시장 투자 열풍으로 증권업 계열사들은 활황을 보였다. 4대 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의 순익이 다소 부진했던 것도 증권, 캐피탈사 등이 부재했던 탓이다.
통상 4분기는 명예퇴직금 등 판매관리비 등 비용 지출이 많은 기간이지만 선제적 충당금 쌓기와 대출 수요로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대출 증가세도 이어졌다. 11월에도 규제 직전 막차 타기 수요가 몰리면서 주요 은행 신용대출 4조8495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원화대출은 올해에만 8~10%의 높은 성장률이 예견된다.
내년부터는 4대지주 순익이 3~4%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저조한 실적을 보인 우리금융이 기저효과 영향으로 15.0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익은 각각 2.64%, 1.81%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며 하나금융 역시 0.25%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기 호조 전제하에 NIM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대신증권 리서치 센터는 4대 금융지주의 NIM이 4분기 1~2bp(1bp=0.01%p) 축소된 다음 내년부터는 그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2022년부터는 점진적으로 오르며 시장금리 하락추세가 마무리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올해 지주들이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놓은 만큼 내년에는 충당금 적립이 줄 것이라는 전망도 팽배하다. 4대 금융지주이 올해 들어 쌓은 충당금(3분기 누적)은 3조894억원이며, 이는 작년과 비교해 1조2052억원 더 많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2021년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연간 13.5% 줄어들 전망이다.
마냥 장밋빛 관측만 있는건 아니다. 당국의 보수적 건전성 관리요구가 이어질 경우 지주들이 충당금 규모를 확대해야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원리금 상환유예 역시 건전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당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대출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특히, 원금보다는 이자 상환 유예 신청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리스크 크기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경기가 또 다시 악화되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있고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비은행 계열사 수익이 주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도 가능하지만 기준금리의 추세적 인상으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며 "이에 따라 조달금리 개선을 통한 방어적 전략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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