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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개편' 이슈를 내년으로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데다 정부 측 심의·의결을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 말 한 차례 남은 이사회에서 요금제 관련 의제가 올라올 지도 미지수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전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소로 꼽힌 전기요금 개편은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안건을 처리하는 정기 이사회가 1회 밖에 남지 않은데다 주요 의제로 올라올지도 현재까지 미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연말을 기한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는 결정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최근 3년새 주가 변동 현황. 2020.12.04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
요금제 개편 이슈가 올 하반기 한전 주가를 지탱할 최대 변수로 꼽혔던 만큼 시장에서는 실망감을 표출하는 모양새다.
이날 한국전력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2% 빠진 2만2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해 내내 요금제 개편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하며 한전 주가는 지난 3분기 호실적을 내고도 저점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한전은 향후 전기요금 개편을 통해 연료비 연동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전압별 요금제로 확대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0월 말 이사회에서 '2021~2025년 중장기 경영목표'를 논의하며 전기요금 개편 관련 내용도 포함시킨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계획안에는 2021년부터 전기요금 체계를 연료비 연동제로 개편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료비 연동제란 유연탄·LNG(액화천연가스) 등 유가 영향을 받는 연료가격을 그대로 요금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년에 걸쳐 가정용·산업용 구분 없이 전압별로 요금을 책정하는 전압별 요금제로 확대 도입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확정안은 아니라지만 내용만 보면 실망스럽다"며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3,4년에 걸쳐 진행하느냐"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기요금은 이사회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나온다는 점에서 많이 바뀔 수 있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공사 사옥 [사진=한국전력] 2020.08.04 fedor01@newspim.com |
전기요금 개편에 시장의 눈이 쏠리는 이유는 연료가격을 연동한 요금제가 한전의 실적 호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유가, 환율 변동 등에 대응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국제 에너지가격의 하락은 단기적인 반면 정부의 정책은 한국전력의 장기적인 수익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며 "현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전은 환경관련 비용 증가, 신재생발전 및 송배전설비 투자, 기저발전 축소 등 다양한 방면에서 비용 증가 및 현금흐름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한전 주가는 전기요금 개편안이 이러한 현금유출을 어느 정도 상쇄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저유가 기조가 끝날 경우 자연스럽게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한전 모두 조심스러운 눈치다. 실제로 한전 이사회가 올해 평균 월 1회 주기로 열린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개편안을 올린 것은 지난 10월이 유일했다.
전기요금 체계는 한전에서 조정안을 마련하면 산업부·기재부 등을 거쳐 확정된다. 올해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기요금 개편안을 올해 마무리짓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은 올해 한 차례 남은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개편 방안을 논의하지 못할 경우, 마감시한을 내년으로 넘기는 일정 변경안만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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