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7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약 10개월 간의 활동에 대한 전문심리위원들의 평가에 대해 수용의 뜻을 밝혔다.
김지형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전문 심리위원들의 평가의견을 제 3자의 검증을 받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데 적극 참고하겠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위원회에 주어진 소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시민단체 삼성피해자공동투쟁과 면담을 위해 회의실로 향하던 중 삼성피해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면담 요청을 받고 있다. 2020.3.27 dlsgur9757@newspim.com |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 황성수 전 전무에 대한 파기환송심 8차 공판을 열고 삼성준법감시위 활동에 대한 전문심리위원들의 평가를 들었다.
우선 재판부가 지정한 강일원 위원(전 헌법재판관)은 "삼성 준법감시 조직의 위상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인력을 강화한 사실이 있었고, 내·외부 제보 시스템을 강화해 제보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상당히 폭넓은 준법감시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는 "앞으로 위원선임 임기(2년)가 끝나면 이사회 결정에 따라 정해지는데 앞으로 인선여부에 따라 독립성이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될 수 없다"며 "실효성 및 독립성 확보는 최고경영진의 준법의지와 여론의 감시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지명을 받은 홍순탁 위원(회계사)은 "지속가능한 제도인지 확신할 수 없어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위원은 "준법감시위는 조직이 확대·개편된지 10개월이 지난 시점임에도 현재까지 모닝터링 체계를 수립하지 않았다"며 "전체 인원 등 고려하면 핵심적 모니터링 공백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기소했는데도 확인도 하지 않았으며 이는 다른 임직원에는 적용된 사실관계 확인이나 보고, 인사조치 및 검토, 대책 수립 등이 최고경영자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준법감시위가 협약을 맺지 않은 계열사를 강제할 수 없다는 점, 탈퇴가 서면으로 가능한 점, 예산배정 중단이나 사무국 보직전환 등을 막을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준법감시위원회 조직이 지속가능한 제도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삼성 변호인단이 지정한 김경수 위원(변호사)은 "준법감시위 출범은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로 진일보한 것은 틀림없다"며 "최고경영진에 특화된 조직으로 역할이 부여돼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고 계속된다면 위원회 지속 가능성도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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