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 현직으로서는 한국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비건의 '소울푸드'로 알려진 '닭한마리 만찬'(백숙처럼 끓인 닭 요리)을 즐겼다. 이날 만찬은 비건 부장관이 한국에 올 때마다 찾는 서울 시내 광화문 단골식당에서 진행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에 필요한 충분한 공간 확보를 위해 식당을 통째로 빌렸다"며 "대표단과 수행원 외 기자와 일반인들의 출입은 통제했다"고 말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오른쪽)이 10일 저녁 서울 시내 닭한마리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다. 2020.12.10 [사진=외교부] |
이 관계자는 "지난 9월 최종건 1차관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미 간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자며 비건 부장관을 초청했었다"며 "이후 지난달 17~18일 화상회의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도 최 차관이 비건 부장관에게 '닭한마리'를 함께하자고 초청한 바 있다"고 귀띔했다.
만찬에는 미측에서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한국 측에서는 고윤주 북미국장과 이태우 심의관 등이 참석했다.
비건 부장관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자신의 소울푸드로 알려진 단골식당을 찾아 닭한마리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방한 때는 코로나19 검사로 입국이 지연됐음에도 늦은 시간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그동안 개인적 친분을 쌓은 식당 주인을 초청해 닭한마리 만찬을 강행했다.
비건 부장관은 작년 5월 8일, 8월 22일, 12월 15일에 방한했을 때도 숙소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앞의 같은 식당을 찾아 닭한마리를 먹었다. 폴란드계인 비건 부장관은 이 식당의 닭한마리 요리가 할머니가 해준 치킨수프와 가장 비슷한 맛이라 선호한다고 한다.
비건 부장관의 한미워킹그룹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1월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비건 부장관이 '닭한마리는 어머니가 만들어준 소울푸드처럼 느껴진다. 그 요리를 먹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왼쪽)이 10일 저녁 서울 시내 닭한마리 식당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오른쪽)이 선물한 옷을 입고 있다. 옷에는 비건 부장관이 졸업한 미시간대 이름이 적혀있다. 2020.12.10 [사진=외교부] |
비건 부장관은 닭한마리 만찬 자리에 초대해준 최 차관에게 자신의 모교인 미시간대학교 셔츠를 선물했다. 미시간대는 최 차관이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오하이오주립대와 미식축구 라이벌 관계로 유명하다.
비건 부장관은 11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및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한반도특사와 오찬할 예정이다. 이어 서울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강경화 장관과 함께하고 12일 오전 일찍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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