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개정안 공포와 법무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지난 11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놓고 "부실수사, 뭉개기 수사 의혹에 윤석열 총장이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총장의 지휘가 행해진 5개월여간 가시적 성과가 전혀 없었지만 법무부장관의 총장 수사배제 결정 이후 굳게 닫혀있었던 진실의 문이 열렸다"고 윤 총장을 압박했다.
앞서 윤 전 고검장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고검장은 라임 로비 의혹에 대해 "변호사로서 정상적인 자문계약을 체결해 법률 자문료를 받은 것"이라며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전혀 본 적도 없고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11월 초 윤 전 고검장의 사무실과 우리금융그룹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구속영장을 받아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백혜련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라임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백 간사는 "술접대 검사 기소, 윤갑근 전 고검장의 구속은 초기 수사가 부실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윤석열 총장의 발언은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며 "보안상의 이유로 직보를 받았다는 것이 사건을 뭉개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 심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2020.12.14 leehs@newspim.com |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윤석열 총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광범위한 통신과 계좌추적을 이미 했고 완벽하게 추적이 돼 있다"고 말한 지점을 문제 삼았다. 그동안 검찰이 수사를 했다지만 정작 구속할 만한 혐의점을 찾은 것은 윤 총장 수사 배제 결정 이후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백혜련 민주당 법사위 간사는 "윤석열 총장이 언급한 해외 도피중인 중요 참고인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부된 구속영장은 총장의 지휘 하에 부실수사, 뭉개기 수사가 이루어졌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한다"며 "윤갑근 전 고검장의 구속은 초기 수사가 부실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윤석열 총장의 발언은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수처 설치의 주요 이유이던 "일반 형사사건 기소율이 평균 30%대이고, 검사 비위 관련 기소율이 0.1%대인 이유가 절로 이해가 되는 상황"을 언급했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막기 위해 공수처 필요성을 강조한는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공수처법 설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거들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공수처가 공론화 된 지 24년 만에 제도화된다"며 "이로 검찰개혁은 물론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를 막고 비리의 고리를 단절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논평을 통해 밝혔다.
야당 추천위원 거부권을 사실상 삭제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오는 15일 국무회의를 통해 공포될 예정이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공포되면 박병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에 추천위 구성을 10일 이내 기한을 두고 재차 요구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이 모두 사퇴를 표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추천위원 구성에 응하지 않는다면 박 의장은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이나 사단법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2020.12.10 kilroy023@newspim.com |
다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긴급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법무부 추천 전현정 변호사는 후보자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두 후보자는 지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회의에서 5표씩을 얻었지만 야당 추천위원 두 명의 반대투표로 추천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청와대는 검사 출신 공수처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란 취지 발언을 공개하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협상 과정을 무시하고 청와대와 여당이 낙점한 인물을 임명할 태세"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인호 대변인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특정 공수처장 후보자들을 반대하고 나섰다"라며 "원점에서 재추천하자는 억지 주장도 남발했는데 이런저런 트집으로 공수처 출범을 훼방 놓으려는 언행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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