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선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회·경제적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면서 국민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백브리핑에서 "선제적 격상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옳을 수도 있지만, 2단계 거리두기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지 않고 국민 참여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사진=보건복지부] |
이달 1일부터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451명→511명→540명→628명→577명→631명→615명→592명→671명→680명→689명→950명→1030명→718명→880명 순이다. 500~600명대에서 1000명대에 육박할 만큼 증가하면서 전문가들은 선제적인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손 반장은 "3단계로 격상했을 때 정부가 강제로 문을 닫게 하는 시설이 늘어나더라도 국민 스스로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는 동참이 없다면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며 "광범위한 영세 자영업자의 피해가 야기되는 가운데 실제 환자 수의 감소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손 반장은 "선제적 조치도 중요하지만, 국민 참여와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여러 지자체, 중앙부처, 생활방역위원회를 포함한 전문가 의견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3단계로 격상하기 위해서는 일주일간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800~1000명 이상이거나 더블링(두 배) 등 급격한 증가가 발생해야 한다. 지난 7일간 발생한 확진자 수는 647명→643명→673명→928명→1002명→682명→848명으로 한 주 평균 774명이다. 아직 3단계 격상 기준은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이외에 ▲주 평균 60대 이상 확진자 수 ▲중증환자 병상수용능력 ▲역학조사 역량 ▲감염재생산지수 ▲집단감염 발생 현황 ▲감염경로 조사중 사례 비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을 보조지표로 검토한다.
손 반장은 "3단계 격상 기준은 상당히 넓은 범위 값을 가진다"며 "다소 장황한 기준을 만든 것은 사회 경제적 피해가 크고 영세 자영업자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판단 과정에서 필요성, 시기, 방법 등을 충분히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5단계까지는 권역별로 환자 수나 유행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지만, 3단계는 원칙적으로 하향 조정이 불가능하다.
손 반장은 "2.5단계는 전국적으로 시행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지만, 3단계는 현재 원칙에 따르면 하향 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중대본에서 논의하지 않고 내부 검토만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8일부터 시행한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에 대해서는 2~3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손 반장은 "거리두기 효과는 10~14일 정도 뒤부터 나타난다고 보고 있어 아직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며 "2~3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피로감 때문에 국민 참여율이 점점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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