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하나금융그룹이 다음 달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돌입한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1년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금융권 이목이 쏠린다.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사진=하나금융그룹] 2020.03.22 bjgchina@newspim.com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내년 1월 초 회장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회추위는 김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윤성복 위원장을 비롯해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장, 허윤 서강대학교 교수 등 8인이다.
회추위는 내년 초 본격 가동 후 후보자군(롱 리스트)으로 내부인사와 외부인사를 더해 약 20여명 가량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하나금융 회추위는 후보자군 규모를 20여명 안팎으로 발표해왔다.
내부인사로는 함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 이은형 부회장, 주요 계열사 대표 등이 롱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회추위는 몇 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최종 후보군(숏 리스크)을 발표한다.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한 지난 2018년을 살펴보면 롱 리스트 확정 후 숏 리스트 발표까지는 11일, 이후 최종 후보 확정에는 6일이 더 소요됐다.
금융권 안팎에서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함영주 부회장이다. 통합 KEB하나은행 은행장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이끌어 낸 점이 가장 큰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채용비리 사태가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함 부회장은 현재 채용비리 관련 재판을 진행 중에 있다. 조만간 법원에서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당시 하나은행 인사담당자들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직에 도전할 경우 법적 리스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김정태 회장이 연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그 어느때 보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조직 안정화를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회장의 경우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임기가 1년에 불과하다. 하나금융 내규상 최고경영자는 만 70세가 넘지 않아야 하는데 김 회장은 내년에 만 69세가 된다.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지만 회장직 도전보다는 은행장 연임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차기 회장의 경우 유력 후보인 함 부회장의 경우 법적 리스크가 걸림돌이 될 수 있고 김 회장은 평소 연임에 뜻이 없다고 한 만큼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내년 초 회추위 본격 가동이 이뤄진 이후에야 차기 회장에 대한 윤곽이 선명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이르면 다음 주에 하나은행 등 주요 계열사 부사장(부행장) 이하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연말 혹은 내년 초 본부장과 직원들에 대한 인사와 지주, 은행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연이어 이뤄질 전망이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