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용산 미군기지 반환이 본격화되면서 이 지역 일대에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1일 용산 기지 2개 구역을 포함한 주한미군기지 12곳을 우리 정부에 최종 반환하기로 합의하면서 용산 미군부지가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직접적인 개발 이슈는 없지만 주거 쾌적성이 높아지고 용산 철도기지창 등 주변 지역 개발에 속도가 붙을 공산이 크다.
◆용산 미군기지 반환에 ′신분당선·낙후지 개발′ 기대감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 양국이 용산 미군기지 반환에 합의하면서 이 지역 내 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분당선 연장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재 용산역에서 강남역까지 지하철로 약 39분 걸린다. 신사역에서 용산역까지 잇는 신분당선 연장이 이뤄지면 이동 시간이 13분으로 단축된다. 강남 접근성이 한결 좋아져 직장인 수요가 용산지역을 주목할 여지가 있다.
이 노선은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있는 곳을 지난다. 공사를 위해서는 부지 내 현장조사가 필요한데 미군과 협의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개통 예상시기도 당초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됐다. 미군 기지 반환까지 들리면서 공사 진행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용산구 옛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의 모습. 2020.08.05 dlsgur9757@newspim.com |
지체됐던 기지 인근 지역의 개발도 기대된다. 삼각지·남영역 인근은 그동안 용산, 이촌 지역에 비해 낙후된 편이었다. 두 지역 사이에 위치한 캠프킴 부지가 반환대상에 포함되고, 이 곳에 공공주택 공급 계획이 나오면서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주택 뿐 아니라 마트 등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지에 조성될 용산공원은 지역의 가치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용산공원은 303만㎡규모로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원이 된다. 22만9000㎡인 여의도공원보다 10배 넘게 크다. 녹지가 풍부하면 일반적으로 주거 쾌적성이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삼각지·남영역 인근은 교통편이 잘 갖춰진 편이어서 개발이 시작되면 키맞추기 현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화비용·사업 지체 문제...주택시장은 아직 조용
다만 미군기지 반환 과정에서 정화비용 문제나 사업 지체 가능성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다. 미군기지 반환은 2003년 공식화됐지만 반환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기지 정화비용 문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반환 과정에서도 한미 양국은 오염정화 책임과 비용 부담 등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는 조건만 정한 상태다.
지난해 반환받은 미군기지 4곳의 정화비용도 약 1100억원으로 추산됐는데 용산기지는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나올 것으로 보여 논의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실제 미군기지 반환 발표 이후 인근 지역의 주택시장은 잠잠한 상황이다. 기지 반환이 예전부터 예고된 데다 공원으로 조성되기까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12월 비수기의 영향도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용산구의 12월 현재 아파트 매매건수는 18건이다. 8월 이후 100건 안팎으로 거래가 이뤄졌고, 12월이 절반 정도 지난 것을 감안하면 적은 편이다.
삼각지역 인근 A공인중개사 대표는 "그동안 기지 반환이 늦어진 탓에 이번 발표에도 지역 반응이 크게 있지는 않다"면서 "개발이 본격화되야 시장 움직임도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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