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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칼바람' 아모레퍼시픽, 면세점 채널 운영 어떻게?

기사등록 : 2020-12-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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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면세 채널 6% 성장 예상...국내서 보수적 운영
인건비 절감·이니스프리 매장 축소...수익 개선 총력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아모레퍼시픽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골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특히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줄어든 면세점 사업부를 대폭 축소한다.

업황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국내 면세 채널을 소극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중국 면세특구 내 '설화수' 등 브랜드 매장 입점은 확대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아웃소싱 전환설 부인...최소 인력으로 운영할 듯

17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이 회사의 TR 디비전 사업부(면세사업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시행한 희망퇴직 접수를 마치고 대상자를 확정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대부분 면세점 내 아모레퍼시픽 매장 영업직으로 올해 말까지 현장에서 근무한다. 구체적인 감원 수치는 내년 초 사업전략 설명회 시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 명동 신세계면세점 설화수 매장에서 중년 여성들이 제품 상담을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4.29 hrgu90@newspim.com

면세사업부 소속 직원 감원 수준은 4분기 실적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사적으로 시행하는 희망퇴직과 달리 면세사업부 직원에게는 연차에 무관하게 고정 위로급을 지급한다. 위로금은 인당 1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위로금은 판관비 명목으로 오는 4분기 비용에 반영된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4분기 일회성 인건비를 최소 200억원으로 반영해둔 상태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인력 공백을 아웃소싱으로 대체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2016년 이후 신규 면세점이 늘어나면서 호황기를 누릴 당시 LG생활건강이 인력 부족분을 아웃소싱으로 충원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LG생활건강은 면세점 채널 정규직 인력은 비슷한 규모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아웃소싱 전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입장이다. 오히려 기존 대비 최소 인력으로 면세점 채널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2021년에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지출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데에서 이같은 의지가 읽힌다. 아모레퍼시픽의 연간 인건비는 약 5000억원으로 연결기준 매출의 10%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이 면세점 영업직을 대대적으로 축소한 데는 내년도 면세업황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코로나19 이후 면세점 채널에서 발생하는 화장품 매출 기여도는 전년 대비 미미한 수준(약 20%)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아모레퍼시픽 면세 채널 매출이 약 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면세점 채널은 수익 구조상 업황이 입점 브랜드의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백화점, 로드숍과 달리 면세점이 제품을 직매입하고 브랜드사는 소유권이 이전된 제품을 판매만 한다.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등의 활발한 구매가 뒤따라야 아모레퍼시픽도 면세점에 제품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년도 면세 매출 성장률을 약 6%로 잡았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면세 채널 인력 효율화와 더불어 또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 중심으로 면세 시장이 기울고 있다고 판단하고 CDFG(China Duty Free Group)와 직접 손을 잡았다. CDFG는 중국 하이난성 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독점 사업자다. 중국의 하이난 면세특구 진흥 정책으로 내륙 매출은 급성장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은 하이난의 4개 면세점 내 설화수, 라네즈 등 프리미엄 브랜드 매장을 10개 이상 운영하고 있다. 매출 성장률은 세 자릿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여타 직영점과 달리 면세점 매장은 우리 의지만으로 줄일 수 없어 국내 채널 수준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면세 시장의 추이를 감안해 인력효율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12.17 hrgu90@newspim.com

◆中 이니스프리 구조조정 확대...고정비 '다이어트'

아모레퍼시픽이 면세점 채널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때 그룹은 중국 이니스프리 직영점을 축소한다. 국내와 달리 중국 본토 내 이니스프리 매장은 모두 직영점이다. 매장 축소에 따른 고정비 절감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발(發) 이니스프리 열풍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오프라인 직영점을 확대해왔다. 2019년 말까지 중국 내 이니스프리 직영점은 611개에 달했다. 당시 중국 내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입지가 설화수를 능가했다.

하지만 이니스프리 매출이 줄어들면서 직영점 운영은 실적 부담으로 돌아왔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이니스프리 매장을 141개점 폐점했다. 이에 더해 최근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내년 중국 직영점을 170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니스프리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중심 영업으로 전환하며 매출은 지켜내겠다는 복안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고정비를 효율화 해야 다음 스텝인 '설화수'의 볼륨 확대 가능성이 열린다"며 "우선적으로 고정비만 줄인다면 전사적으로 매출이 성장하지 않아도 2021년은 효율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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