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에 있어 서구와 아시아가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미국과 유럽은 백신 승인과 접종을 서두르는 반면, 대체로 통제에 성공한 아시아 국가들은 서구의 백신 접종 동향을 살펴본 뒤 안전성이 추가로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유럽을 '기니피그'처럼 관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쥬이시 메디컬 센터의 중환자실 간호사 샌드라 린제이가 14일(현지시간) 첫번째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2020.12.15 kckim100@newspim.com |
코로나19 확산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통제한 것이 오히려 백신에 대해 조심스러운 인식을 더욱 키웠고, 자체 백신을 개발하려고 해도 이처럼 통제된 상황이 대규모 임상시험에 불리한 여건으로 이어졌다.
FT는 백신 접종에 대한 이처럼 상이한 태도로 인해 향후 전 세계가 접종국과 비접종국으로 나위어 경제회복 속도에도 격차가 생기고 국제 여행 정상화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한국과 베트남, 호주 등 통제된 국가에서 백신은 필수라기보다 선택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어 아직 위험성이 확인되지 않은 백신 접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어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의 백신을 선확보했지만, 자체 안전성 검사를 마친 후 내년 가을에야 대규모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보건 전문가들의 예상을 전했다.
호주와 베트남도 비슷한 입장이다. 하루 확진자가 매우 적은 이들 국가의 보건 당국자들은 백신 안전성 데이터가 추가로 나올 때까지 얼마든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렉 헌트 호주 보건부 장관은 "솔직히 말해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의 사례가 전 세계에 안전성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하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호주 또한 화이자를 비롯해 여러 가지 백신을 선주문해 전체 인구가 3회씩 접종받을 수 있는 분량을 확보했지만, 헌트 장관은 안전성과 효과를 검토한 후 내년 3월에야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국가들이 백신 접종을 서두르려고 해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팬데믹을 잘 통제한 만큼 자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필요한 피험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백신 후보물질의 3단계 임상시험 시작이 어려운 상태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임상에 돌입한 중국도 여름을 지나면서 피험자 부족으로 최종단계 임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신 중국 제약사들은 백신 조기 공급을 약속하며 확산세가 가파른 브라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러시아 등에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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