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LG전자 VS사업부가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 가운데 하나인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 이하 '마그나')과 합작법인을 설립, 글로벌 전장시장에서 영토 확장에 나선다.
2013년 설립 이후 매해 적자를 기록했던 VS사업부이지만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구광모 LG 회장의 결심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LG전자가 마그나를 통해 2024년 전기자동차 시장에 진출하는 애플에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을 점친다.
전장사업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없지만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12.23 sunup@newspim.com |
LG전자는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VS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대상으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분할회사인 LG전자가 물적분할을 통해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100%를 갖게 되는데, 마그나가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49%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금액은 4억5300만달러(한화 약 5016억원)다.
내년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합작법인은 7월쯤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본사 소재지는 대한민국 인천이며 그린사업 일부와 관련된 임직원 1000명이 합작법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분할되는 그린사업 일부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는 물론 구동시스템(모터, 인버터, 감속기가 모듈화된 제품) 등이다.
마그나는 풍부한 사업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포함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등에 대한 기술력 및 제조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친환경차 및 전동화 부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 서 양사의 강점이 최상의 시너지를 내며 합작법인의 사업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합작법인이 마그나는 물론 마그나의 고객사로부터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돼 조기에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LG전자는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ZKW는 아우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완성차 업체에 차량용 조명을 공급하는 회사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다시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마와 합작법인을 설립함에 따라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전기차협회 김필수 협회장은 "미래차 시장에선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기 때문에 합종연횡을 통해 덩치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며 "LG전자와 마그나는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단점을 커버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합작법인이 생산한 모터가 애플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2024년까지 자체 개발 배터리를 탑재한 승용차를 생산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체 차 생산을 포기하고 '오토파일럿(Auto Pilot)'과 같은 자동주행 시스템을 개발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애플이 직접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에 나설 것이란 소식이 들리면서 테슬라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LG전자가 마그마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LG전자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애플에 전기차 모터 부품을 공급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애플은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그마와 협력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전기차 구상 초기에 마그마와 협업을 도모했던 사실이 알라지면서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오는 것 같은데 2024년이면 다소 먼 얘기라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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