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우리나라 선사만으로 해운동맹을 맺는 시도가 첫 발을 뗐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3일 동남아항로를 운항하는 SM상선, HMM, 장금상선, 팬오션, 흥아라인 등 5개 국적 정기선사가 참여하는 한국형 해운동맹인 'K-얼라이언스'(가칭)를 구성하기 위해 선사 간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HMM 컨테이너선이 美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HMM]

이번 체결식은 해수부와 해진공이 제시한 얼라이언스 구성 방안에 한국해운연합(KSP)에 소속된 국적선사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면서 성사됐다. KSP는 국적 정기선사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특히 이번 동맹에 한국발 동남아항로를 운영하는 11개 국적선사 중 선복량 기준 약 50%에 해당하는 5개 선사가 우선 참여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나머지 6개 선사는 출범 이후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어 공동운항 등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며, 언제라도 정회원 참여를 희망할 경우 기존 회원사들과 협의하여 가입할 수 있다.

현재 한국발 동남아항로 정기선 시장에서 국내외 선사들이 보유한 선복량은 약 48만TEU다. 이 중 우리 선사들은 40%에 해당하는 약 19만TEU를 보유하고 있으나, 글로벌 선사들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점차 시장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향후 K-얼라이언스를 구성하게 되면 중복된 운항일정 조정으로 과당경쟁이 해소되고, 신규항로 개설로 운항노선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선복 공유로 동남아항로 특성상 중요 요건인 운송 횟수가 증가해 운송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 영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원양항로를 운항하는 HMM, SM상선과 아시아역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금상선과 팬오션, 흥아라인이 동맹을 맺게되면서 아시아역내 화물을 집하해 미주지역과 유럽지역 등 원양항로로 운송하고, 원양항로 화물을 환적하여 아시아역내에 분산 운송하는 상생협력 체계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K-얼라이언스는 향후 필요시 아시아역내 외국적 선사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디 얼라이언스' 등 글로벌 얼라이언스와의 협력관계도 구축함으로써 아시아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해수부와 해진공은 K-얼라이언스의 조기 안정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존 일반적인 국적선사 지원사업과 달리 신규 선박 확보와 컨테이너 박스 조달에 있어서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선사가 자부담 없이 선박을 발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선사들은 공동발주를 통해 선가인하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의서에 참여하는 5개 국적선사는 앞으로 K-얼라이언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항로별 최적 운항선대 도출, 선대 확충계획 등을 논의하게 된다. 이후 이르면 내년 2분기경 'K-얼라이언스'가 공식적으로 가동하게 될 전망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앞으로 우리 해운산업의 나머지 한 축인 연근해국적선사들도 'K-얼라이언스'를 통해 경영안정을 넘어, 단합된 힘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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