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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라이벌] 격동의 조선업…현대重 한영석·대우조선 이성근·삼성重 정진택

기사등록 : 2020-12-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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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삼성중공업 '빅2' 재편 앞둬
연말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보릿고개 넘겨
친환경·스마트 선박 개발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

[편집자주] 2020년 국내 산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했습니다. 항공, 자동차, 철강 등 전통의 뿌리 업종들은 코로나19 직격탄에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반도체, 가전 등 비대면 업종은 호황기를 누렸습니다. 그렇다면 2021년은 어떨까요. 전대미문의 불확실성 속에서 새 해를 맞는 주요 그룹의 사령관 면면을 통해 업종 간 사업의 향방을 가늠해 봅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우리 조선산업은 2021년 대변화의 해를 맞이한다. 오랜기간 유지되던 '빅3' 조선사가 '빅2'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어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올해 국내 조선업은 '수주 보릿고개'를 넘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안정적인 일감 확보는 물론 신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 공통 과제를 안았다. 다만 각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받아든 과제는 제각각이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의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내년 행보를 예측해 보면 이렇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왼쪽부터)과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제공=각사]

◆일반 사원에서 사장까지 '샐러리맨 신화' 이룬 세 사장

빅3 조선사를 이끄는 수장들은 고향도 출신 학교도 다르지만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40여년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조선 샐러리맨 신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영석 사장과 이성근 사장은 1957년생 동갑내기로, 입사년도 1979년으로 같다. 한 사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충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고, 이 사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특히 이 사장은 세 사장 중 유일하게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1984년 미국 뉴욕공과대 대학원에서 금속공학과 석사학위를 받았고, 1992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들 보다 네 살 어린 정진택 사장은 경남 마산고를 나와 부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1984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이들은 기술 직군에 전문 능력을 갖춘 '현장 전문가'들로 통한다. 이들 모두 각 조선사의 기술력을 관장하는 부문장을 거쳤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한 사장은 설계부문 임원으로, 이 사장은 선박해양기술연구소장으로 각각 첫 임원으로 승진했고, 향후 설계본부장, 기술총괄 임원을 보냈다. 정 사장은 입사를 설계팀으로 입사해 영업팀을 거쳐 기술개발본부장을 지냈다.

임원 승진은 이 사장이 가장 빨랐다. 이 사장은 2006년 선박해양기술연구소장(상무)으로 승진했고, 한영석 사장은 2008년 상무보로, 정 사장은 2010년 영업팀장(상무)으로 승진했다.

반면 사장 승진은 한 사장이 가장 빨랐다. 한 사장은 2016년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며 자리를 옮겼다. 현대미포조선에서 낸 경영 실적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돌아왔다.

특히 한 사장은 세 사장 중 임원 승진 후 가장 짧은 기간에 사장까지 승진했다. 한 사장은 8년, 정 사장은 10년, 이 사장은 13년이 걸렸다. 이 사장은 지난해, 정 사장은 12월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내정됐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제공=삼성중공업]

◆연료전지·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개발 '불꽃 경쟁'

2020년 코로나19 보릿고개를 넘긴 조선3사는 다행히 연말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지며 최악은 면한 모양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올해 목표치인 111억 달러의 84% 수준인 104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중 현대중공업은 53억 달러 중 45억 달러(84%)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64억 달러 중 55억 달러(85%), 대우조선해양은 72억 달러 중 52억 달러(71%)를 달성했다.

이들은 내년에도 안정적인 일감 확보는 물론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한 신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조선3사가 공통적으로 매진하고 있는 사업은 친환경·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하로 줄일 것을 규정하고 있어 친환경 선박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연료전지와 암모니아 추진선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세계적 연료전지 제조사인 블룸에너지와 선박용 연료전지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JDA)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블룸에너지와 LNG선, 셔틀탱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핵심기술을 2022년까지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연료전지는 발전효율이 매우 높고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및 온실가스(CO2)와 같은 환경 오염물질 감축 효과가 커 기존 내연기관용 선박 추진기 및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최적화된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연료전지를 추진시스템에 이어 발전시스템까지 확대 적용하며,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1월 노르웨이·독일 선급인 DNV-GL로부터 '연료전지(SOFC) 발전시스템' 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강점인 방산 분야에 연료전지를 적용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독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3000t급 중형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탑재했다. 중형잠수함에 세계 최초 탑재다. 도산안창호함은 연속운전시험평가에서 디젤 잠수함 중 세계 최장기 연속운전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제공=한국조선해양]

암모니아선 개발 경쟁도 불꽃을 튀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무탄소 대체연료로, 경제성과 공급안정성 등 측면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수소 등의 사용 비중이 점차 확대돼 2060년에는 신조선의 60% 이상이 사용할 것이며, 특히 암모니아가 이 중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7월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국내 처음으로 암모니아추진선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다. 현대미포조선은 2025년을 목표로 암모니아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0월 연이어 암모니아추진선 기술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보다 빠른 2024년을 상용화 목표로 잡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25년 상용화가 목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제공=대우조선해양]

◆임단협·M&A·적자탈출 등 개별 과제도 산더미

한 사장의 최대 과제는 2년 가까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임금 및 단체협상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임금협상을 시작한 이래 1년 7개월 째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특히 임단협 지연으로 인한 임금 손실로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잦은 파업 등은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서 파업으로 인한 고소·고발과 해고자 등 대량징계 철회, 올해 임금제시안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양측 모두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인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인수합병 절차를 원만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수합병 후 옥포조선소가 정상 가동되도록 안정적인 일감 확보와 함께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KDDX 수주를 놓고 현대중공업과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인 것도 이같은 과제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사장으로 첫 해를 맞이하는 정 사장은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늪 탈출이 중요하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7690억원에 달해 흑자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다. 지난 2015년 1조5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후 가장 큰 손실 폭이다. 적자의 원흉인 시추선(드릴십) 재매각 여부가 정 사장의 경영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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