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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부구치소 확진자 청송교도소 이감...청송 지역사회 '발칵'

기사등록 : 2020-12-2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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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뉴스핌] 이민 기자 = 경북 청송군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전 군민을 상대로 검체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교정당국이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확진자 400여 명을 청송군 소재 청송교도소로 이송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송=뉴스핌] 이민 기자 =청송교도소 전경. 2020.12.26 lm8008@newspim.com

26일 경북북부 제2교도소(청송교도소)와 경북도, 청송군 등에 따르면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용 중인 코로나19 확진자 500여 명 중 중증 환자, 고령자, 기저질환자를 제외한 400여 명을 오는 28일 청송교도소로 이송한다.

이번 이송은 경북북부 제2교도소를 '경북북부교도소 생활치료센터'로 한시적으로 기능을 변경한 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 수용 중인 500여 명의 모든 수감자는 이날부터 이틀동안 전국의 다른 교정 기관으로 이송된다.

이 곳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한 것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500여 개의 독거시설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교정당국의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진 수감자들의 이송 소식이 알려지자 교도소 직원들과 지역사회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교정 직원 A씨는 "확진자들이 수용되면 교도관들도 방호복을 착용하고 근무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감염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불안을 토로했다.

청송교도소 인근 주민 B씨는 "지역 주민들의 의사도 묻지 않고 서울에서 발생한 확진자들을 의료 시설도 변변찮은 시골로 수백 명씩 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청송군 직원 C씨는 "당국에서 고민했겠지만 결국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감염돼서 죽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며 "지역민들이 벌써 불안해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청송군 진보면에 있는 4개의 교정시설(경북부부 제1교도소, 경북북부 제2교도소, 경북북부 제3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1500여명 이다. 이들은 인근 관사와 청송읍, 안동시, 경북도청 신도시 등에서 거주하고 있다.

[청송=뉴스핌] 이민 기자 =청송교소가 발송한 문자메세지. 2020.12.26 lm8008@newspim.com

교도소 측에서는 확진자들을 관리하게 될 직원들을 위해 인근 아파트 1개 동을 임시 숙소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직원들과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자 교도소장은 지난 25일 밤 '동료님들께 드리는 말씀'의 호소문을 통해 "정부의 결정을 전해 듣고 나서 우리 동료님들이 어떤 마음이 들지 소장으로서도 너무나도 잘 알고 이해하기 때문에 차마 받아들이기 힘들고 무거운 심정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료님들의 울분과 원망은 모두 소장인 저에게 해주시기 바라고 저 스스로가 그 책임과 짐에서 비켜나지 않겠다"며 "교정본부에서도 향후 고충 전보 시 최우선 조치 외 다른 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마련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0시 기준 동부구치소에서 297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총 51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5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한 질병관리본부 대책회의에서 강원북부교도소, 영월교도소, 대구교도소 등과 신설, 이전 기관을 포함한 전국 모든 교정기관의 수용 능력과 시설 구조를 고려해 종합 검토한 결과, 시설 구조가 우수한 경북북부 제2교도소를 최적지로 결정했다.

lm800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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