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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투자열기'...올해 주식투자 열풍이 남긴 것은

기사등록 : 2020-12-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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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최고치로 폐장...개인 올해 47조 순매수
올해 주식 계좌수 612만개 증가
신규 상장종목 공모가 대비 68.5%↑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올해 마지막 거래일까지 상승가도를 달리며 화려한 막을 내린 국내 증시는 한해 동안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주식거래 활동계좌 급증 등 각종 진기록을 쏟아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폐장일인 전날 코스피 지수는 1.88% 상승한 2873.47포인트에 마감하며 또한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2197.67) 대비 30.8%나 상승한 수치다. 코스닥 지수는 전년말(669.83) 대비 44.6% 오른 968.42포인트에 거래를 끝냈다. 

코스피는 지난 3월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1439포인트까지 밀려나며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다 글로벌 경기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개인의 투자비중 확대 등에 힘입어 118만일 만에 전년말 수준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3월 428포인트까지 고꾸라졌으나 50일 만에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왔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주요 20개국(G20) 중 각각 네 번째, 첫 번째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020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후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2.96포인트(1.88%) 오른 2,873.47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12.30 dlsgur9757@newspim.com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476조원에서 34.2%(505조원) 증가한 1981조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385조6000억원으로 마감하며 전년말(241조4000억원) 대비 59.8% 불었다.

이처럼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국내 증시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명 '동학개미'라 불린 개인 투자자가 있었다. 그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개인 투자자는 올해 대규모 매수세로 증시를 주도해나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올해만 47조원을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 일평균 거래 대금은 8조원으로 5조7000억원 증가했다. 거래비중도 66%로 작년보다 18.3%포인트 올랐다.

개인 투자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저점을 기록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가며 과거 위기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과거 금융위기(2018년 10월 24일~2009년 9월 22일)와 유럽 재정위기(2011년 9월 26일~2012년 3월 19일) 당시 각각 3조1480억원, 12조846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26조1300억원, 10조3920억원의 주식을 사들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반면 올해 코로나19 위기(3월 19일~12월 30일)에는 개인이 29조7260억원을 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2조6640억원을 매도했다.

아울러 개인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 변동성 추구형 상품을 사들였으나 이후 언택트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주도주를 중심으로 매수해 나갔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 투자자가 사들인 금액은 16조가 넘었다. 개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5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 증가했다. 거래비중도 88%로 3.5%포인트 올랐다.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는 주식 계좌수 증가로도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2936만개였던 주식활동 계좌수는 12월 말 기준 3548만개를 웃돌았다. 연초 이후 612만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된 것이다. 증시 급등락 외에도 대어급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개인 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이끌어낸 결과다. 

특히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이 연이어 증시에 입성하며 공모주 투자 광풍을 불렀다. 일반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선 곳도 나왔으며,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는 일반청약 당시 증거금으로 각각 58조6000억원, 58조4000억원을 끌어모았다. 올해 신규상장종목(93곳)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68.5%로 최근 10년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률이 100% 이상인 종목 수는 19종목에 달했으며, 박셀바이오와 명신산업은 50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업이익 증가와 글로벌 경제 회복 등으로 내년 증시도 밝게 보고 있다. 다만 코스피 3000선 돌파까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선 우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가 뒷받침 해줘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압력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개인 투자자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다시 시장에서 주도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개인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기까지는 외국인과 기관의 유입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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