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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팔 걷은 송영길 "美와 협의해 인도적 지원 5000만달러 지급키로 했다"

기사등록 : 2021-01-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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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수비대, 로하니 통제 안 받아...그 쪽 인사들과도 접촉 중"
"70억 달러, 코로나 지원 일부 합의했지만…불신이 발목 잡았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란혁명수비대에 한국 선박이 나포된지 4일째,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이란 정부와의 공식 협의 외에 70억 달러 원유 대금 동결 문제를 별도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위원장은 7일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이란의 공식입장은 정치적인 이유와 아무 상관이 없고 기술적으로 환경 문제라는 것"이라며 "이란 현지 언론 분위기를 보면 대부분 70억 달러의 원유대금을 한국이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 표시가 많이 나와 이중적으로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란혁명수비대가 사건을 일으켰는데, 혁명수비대는 로하니 대통령의 통제를 받는 조직이 아니다"며 "비공식적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쪽을 연결해 우리 의사를 전해야 한다. 이란 혁명수비대 대장 출신인 이란 국회 외교안보위원장과 연결을 해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leehs@newspim.com

송 위원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피력했다. 그는 "이란이 현재 150만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하니까 인도적 지원 문제는 풀 수 있게 해달라고 제가 미국 측에 요구했고, 외교부와 기재부도 적극적으로 미국과 긴밀하게 통화했다"며 "미국으로부터 일부 허락을 받아 5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미국 재무부에 인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이 가장 큰 난제로 꼽은 것은 국가 간 신뢰다. 그는 "이 돈을 달러로 전달하려면 마지막에 미국은행이 참여해야 하는데, 이란 측은 JP모건으로부터 달러가 송금되는 순간 미국이 압류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신이 크다"며 "이란은 대한민국 정부가 담보 책임을 져달라고 하는데 이를 하려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종건 외교부 차관이 10일에 (이란)가서 만나고, 고경석 외교부 국장이 선발대로 가서 (이란 정부 측과)만나면 돌파구가 만들어지지 않겠는가"라며 "(이란이 한국 유조선의 나포 배경에 대해)환경오염이라고 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도록 하고 국제법 절차에 따라 항의할 것은 항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그러면서 "가능하면 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저도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이란을 설득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케미호 2021.1.4 [사진=로이터 뉴스핌]

◆ 美 제재로 이란에 석유대금 7조 지급 못해...송영길, 혁명수비대 대장 출신 외교위원장과 면담 추진

송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우리나라와 이란은 외교적 긴장관계가 이어져왔다. 이란 외무부가 주(駐)이란 한국 대사를 초치(招致)해 "이란산 원유·초경질유 수입 대금(7조원 상당)을 내놓으라"고 강력 항의한 것이 정확히 1년 전이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긴장감이 심화됐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제재로 이란에 대한 대금 지급이 막히면서 한·이란 관계가 경직된 것이다.

이란 외무부는 최근까지 IBK기업·우리은행 계좌에 지난 10년간 쌓인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예금 약 7조원을 조속한 시일 내 찾을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달라고 거듭 촉구해왔다. 이 계좌의 예금 이율은 '제로(0)'에 가까워 예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란에 손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 측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의약품·식료품의 수출입 대금 결제는 노력만 하면 이행 가능한데도 한국 정부가 제대로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불쾌감을 삭히고 있다. 주한 이란 대사관 측도 그동안 외교부 당국자들을 수차례 만나 거듭 이의를 제기했다.

외교부는 "이란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 측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앞서 지난 2019년 5월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로부터 '대이란 제재 예외국' 자격을 연장하는 데 실패하면서 외교적 갈등의 불씨가 시작됐다. 당시 외교부는 한국은 다른 예외국과 달리 비제재 대상인 초경질유만 이란으로부터 수입해 "제재 예외국 연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외국에서 제외되면서 한국 기업과 은행이 미국의 제재 여파를 받게 됐고 한·이란 교역도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따라 기업·우리은행도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결제 계좌를 동결하며 무역 대금 결제를 중단한 상태다.

송 위원장은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 합의를 다시 복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시점에서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는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되는 시급한 외교현안이라고 봐야 한다. 관계를 복원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이란 외교위원장과 서둘러 머리를 맞대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송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30일 모즈타바 졸누리(Mojtaba Zolnouri) 이란 국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과 화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양측은 ▲한·이란 간 의회 협력 ▲원화 자금 문제 ▲대(對)이란 인도적 교역 등 양자 현안 및 상호 관심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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