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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진통 끝 국회 통과…정의당, 29일만에 단식농성 해제

기사등록 : 2021-01-0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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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본회의 통과…정의당 "입법취지 역행" 기권
단식농성도 중단…"법 통과됐지만 허점 너무 많아"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의당과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이 단식농성을 해제했다.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 11일 단식농성에 돌입한지 29일 만이다.

다만 정의당은 '5인 미만 사업장 예외조항' 등 제정안이 당초 입법 취지에서 후퇴한 만큼, 보완을 위한 투쟁에 곧바로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해단식에서 포옹하고 있다. 2021.01.08 leehs@newspim.com

◆ 중대재해법 통과됐지만…분통 터뜨린 정의당 "원안 취지 역행한 허점투성이"

중대재해법은 진통 끝에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 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이 골자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정의당 주도로 여야가 지난해 말 제정 논의에 착수했다. 그러나 재계와 노동계 의견을 청취하고 여야 협의를 거치면서 법 적용대상과 범위 등이 거듭 완화되자 법안 후퇴 논란이 일었다.  

법 제정에 앞장 섰던 정의당은 결국 본회의 표결에서 기권했다. 정의당은 본회의에 상정된 제정안에 대해 입법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후퇴한 만큼 찬성표를 던지기 어렵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표결에 앞서 반대토론에 나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정의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표결에 기권한다.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노동을 차별하고 목숨값을 달리하는 대안에는 찬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원안 취지를 살려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예외조항'에 반발하고 있다. 제정안에 따라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산업재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관련 안에는 없던 예외조항이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예외 단서가 붙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과잉입법 우려를 받아들이면서다.

정의당은 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시행 유예(3년) ▲형사상 인과관계 추정조항 삭제 ▲매출규모에 따른 대기업 가중처벌조항 삭제 등을 지적하며, 법안 취지에 역행하는 조정이 이뤄졌다고 반발했다. 

강 원내대표도 "양당 합의라는 미명 하에 부족하고 허점투성이인 법안이 제출된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법안에는 경영 책임자는 면책될 수 있는 조항이 만들어지고, 중대산업재해가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재해로 또 다른 차별들이 기정사실로 되는 등 순응할 수 없는 내용들이 포함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는 이 자리가 결코 웃을 수 없는 서글픈 자리가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대재해법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재적 300명 중 찬성 164표, 반대 44표, 기권 58표로 의결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2021.01.08 leehs@newspim.com

◆ 정의당, 29일만에 단식농성 중단하지만…"법 허점 보완 노력 계속 할 것"

정의당은 이날로 일단 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이한빛 PD 아버지인 이용관 씨는 정의당 지도부와 함께 법 제정을 촉구하며 20일간 단식투쟁을 이어왔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본회의 산회 후 열린 단식농성 해단식에서 "한파보다 더 차가운 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태도였다"며 "중대재해법이 발의된지 반 년이 지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양당에서 나오는 것은 기업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개혁 유예 정당"이라고 질타하며 "노동자의 삶을 검찰 개혁만큼 소중히 여기는 민주당이 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5인 미만 사업장 예외규정'을 요구한 정부를 향해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을 저버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다만 "이제 첫 발을 뗐다"면서 "누군가 일하다 죽거나 다치면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묻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할 길이 열렸다. 이제 시작인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법 시행이) 유예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등을 비롯한 열악한 현장의 노동자들이 더 이상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이 법 다음의 과제를 노정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너무나 많다"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동원해 안전 예방조치를 다 해가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법 통과 과정 동안 국민의힘이 엄청 막았다. 비참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이 똘똘 뭉치니 (법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 몸을 추스리고 법의 허술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 다시 뛰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의당 의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개의 전 5인미만 사업장 중대재해법 적용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1.01.08 leehs@newspim.com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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