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과거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증권사들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증시 호황이지만 빠르게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인력구조 재편의 일환이라는게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임금 피크제 대상 직원을 상대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임금 피크제 대상은 만 55세~59세로 명예퇴직 신청은 만 55세부터 가능하다. 다만 올해는 일회성으로 만 52세~54세까지 명퇴를 받았다. 대상자는 최대 30개월치 월급과 자녀 학자금을 지원 받는다.
미래에셋대우는 "금융영업 환경이 변하면서 정년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명퇴 신청을 받았다"며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하고 신청자 모두가 퇴직 대상자가 되진 않는다"며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6년 대우증권과의 통합 이후 두번째 인력 감원이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9년 290명 가량의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KB증권은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자는 197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정규직이다. 최대 34개월 월급과 생활지원금 5000만원을 지급받는다. KB증권 관계자는 "희망 퇴직자 모집이 이날까지 진행 중"이라며 "변하는 금융 시장 환경에 대비한 인력구조 재편과 희망 퇴직 수요 발생 등으로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지난달 29일 노사 합의에서 이같은 희망퇴직과 함께 임금체계 통합안에 찬성했다. 그동안 현대증권 출신 직원은 KB투자증권에 비해 승진이 느린 대신 기본급이 높았고, KB투자증권 직원은 성과연봉제로 기본급이 적었지만 승진이 상대적으로 빨랐다. 이번 KB증권 노사가 합의한 희망퇴직자 조건도 업계에선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보고 있다.
KB증권도 지난 2017년 현대증권과 통합 이후 두 번째 희망퇴직 실시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 안팎에선 과거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증권사들이 서서히 인력 감축에 나서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합병 당시에는 노조의 반발 등으로 당장 인력 조정에 나설 수 없었던 증권사들이 올해 본격적인 인력재편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증시 호황으로 업황이 좋을 때 퇴직신청을 받는게 회사나 직원들에게 덜 부담스럽게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을때 오히려 퇴직신청을 받는게 회사 입장에선 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인력조정이 회사에선 미래 불황을 미리 대비하는 차원일수도 있지만 최근 증시 상황이 좋아 퇴직 신청자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합병된 대형 증권사의 경우 통합 이후 노조와의 문제로 제대로 인력 조정에 들어간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통합된 지 4~5년 가까이 됐는데 인력조정이 얼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인력 정체가 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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